지구온난화에도 10년간 국내 한랭질환자 4000명 넘어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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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체온증·동상·동창·침수병 등
2022년 겨울에도 447명 신고
질환자 43.3%가 65세 이상
“고령자들, 이상 기온 주의해야”

설 명절 연휴 마지막 날인 12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 어드벤처를 찾은 시민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연합뉴스 설 명절 연휴 마지막 날인 12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 어드벤처를 찾은 시민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연합뉴스

지구온난화에도 불구하고 국내 겨울철 한랭질환자는 매년 지속적으로 발생해 10년간 4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겨울에도 사망자 12명을 포함해 447명의 한랭질환자가 발생했는데, 남성이 여성보다 배 이상 많았고, 열 명 중 네 명은 65세 이상이었다.

12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13~2014 절기부터 2022~2023 절기까지 한랭질환 응급실감시체계를 운영한 결과 10년간 한랭질환자는 4158명, 한랭질환으로 인한 추정 사망자는 106명으로 집계됐다.

질병관리청은 매년 12월부터 다음 해 2월까지 겨울철 전국 500여 개 응급실 운영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저체온증, 동상, 동창, 침수병, 침족병 등 한랭질환 신고를 받아 발생 현황을 모니터링한다. 올 겨울에도 지난해 12월부터 이달 8일까지 334명이 발생했고, 이 중 10명이 사망했다.

지난 겨울(2022년 12월~2023년 2월) 통계를 보면 한랭질환자는 447명, 이 중 사망자는 12명이었다. 전년 대비 49.0%(147명) 증가했다. 지난해 1월 하순에 겨울 동안 가장 낮은 기온을 보였는데, 전체 감시 기간 발생한 한랭질환자의 4분의 1(25.7%)이 이 기간에 집중됐다.

지난 겨울 한랭질환자의 인구학적 특성을 보면 성별은 남성(303명, 67.8%), 연령은 80세 이상(102명, 22.8%), 직업은 무직(151명, 33.8%)이 많았다. 발생 시간은 하루 내내 분포했지만, 특히 오전 6~12시에 전체 환자의 31.3%(140명)가 발생했다.

발생 장소는 길가(111명, 24.8%)가 가장 많았고, 다음은 주거지 주변(67명, 15.0%), 집(66명, 14.8%) 순이었다. 질환별로는 저체온증(300명, 67.1%)이 가장 많았다. 또, 전체 환자 중 19.7%(88명)는 내원 시 음주 상태였다.

특히 노년층에서 질환자와 사망자가 많았다. 지난 겨울 한랭질환자의 43.3%는 65세 이상이었고, 추정 사망자의 83%는 기저질환을 가진 65세 이상이었다.

질병관리청은 지구온난화에도 겨울철 이상 기온 현상이 계속해서 국민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평가가 필요하고, 노년층 대상으로 건강수칙을 세분화하고 지자체 등과 함께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한랭질환을 예방하려면 실외 활동을 자제하고 모자, 목도리, 장갑 등을 이용해 보온에 대비해야 한다. 체온 유지에 취약한 노년층과 어린이, 심뇌혈관질환, 당뇨병, 고혈압 등 만성질환자는 더 주의한다. 술을 마시면 추위를 인지하지 못해 위험할 수 있으므로 과음을 피하는 게 좋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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