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안에 들어온 은행, 비대면 거래가 대면 거래 훌쩍 넘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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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BNK부산은행의 한 고객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대출 상품을 알아보고 있다. BNK부산은행 제공 13일 BNK부산은행의 한 고객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대출 상품을 알아보고 있다. BNK부산은행 제공

은행에서 비대면 거래가 대면 거래를 뛰어넘고 있다. 은행의 주요 거래인 신용 대출, 적금, 예금, 펀드 가입 등 전 분야에서 모두 비대면 거래 건 수가 대면 거래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이 일상화되고 인터넷 은행의 등장으로 기존 은행도 디지털화에 속도를 내면서 애플리케이션이 은행 거래의 주요 수단으로 완전히 자리매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BNK부산은행이 발표한 지난해 주요 고객 거래 실적을 살펴보면 전체 펀드 상품 가입 2만 6284건 중 2만 4122건이 비대면 디지털 거래로 이뤄져 비대면 거래 비중이 91.7%를 기록했다. 예금도 지난해 전체 58만 9430건의 가입 중 35만 5946건인 60.3%가 비대면으로 이뤄졌고 적금은 38만 7490건 중 24만 9265건으로 64.3%로 신용대출, 적금, 예금 가입 모두 60%를 돌파했다. 예금과 적금의 경우 지난해 처음 비대면 거래가 대면 거래를 역전한 뒤 격차를 더욱 벌렸다. 예금의 경우 대면 거래의 비중이 2021년 전체 33%였으나 2022년 51%까지 상승한 뒤 비대면 거래가 처음 60%대에 진입했다.

다른 시중은행의 사정도 비슷하다. 2021년 8월 완전 비대면으로 바뀐 하나은행 원큐아파트론 주택담보대출은 대출 건 수가 2021년 말 1425건에서 지난해 말 4690건으로 약 230% 뛰었다. 대출액도 2226억 원에서 6340억 원으로 증가했다. 우리은행은 적립식예금과 거치식예금 모두 2021년 비대면 비중이 88.6%, 82.4%에서 각각 지난해 92.2%, 84.4%로 높아졌다.

은행권에선 지역 은행의 빠른 디지털화가 은행업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상징적인 모습이라고 분석한다. 과거 지역 은행은 지역 점포를 활용한 접근성을 주무기로 영업을 해왔다면 현재는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디지털 전선’에서 시중은행과 경쟁하는 구도를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은행은 올해 첫 디지털 채널 모바일 가입자 수가 416만 명을 기록하며 사실상 전체 소매금융상품의 전면 디지털화를 선언했다. 또한 2022년 9월부터 비대면 실명 확인 절차를 개선하고 안면 인식 등을 도입하기도 했다. 조직 내부적으로는 디지털전략위원회를 구성하고 매월 디지털 상품 경쟁력 확보 방안 등을 논의 중이다.

인터넷 은행의 등장이 금융 소비자들의 ‘애플리케이션 중심’ 거래를 이끌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기존 은행들은 디지털 은행의 도전에 맞서 '슈퍼 애플리케이션'을 통한 원스톱 서비스 경쟁도 한창이다. 슈퍼 애플리케이션은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에서 은행·증권·보험·카드 업무와 다른 은행 금융 거래 내역까지 조회가 가능한 애플리케이션을 뜻한다. 5대 시중은행 모두 ‘원’, ‘올’ 등의 단어가 들어간 슈퍼 애플리케이션을 운영하고 있다.

지역의 한 은행 관계자는 “애플리케이션이 곧 은행인 시대가 되고 있고 각 은행별로 애플리케이션 기능이 강화되면서 디지털화가 더욱 가속화되는 측면도 있어 보인다”며 “고객이 접근하기 좋은 애플리케이션을 가진 은행과 그렇지 않은 은행으로 수 년 내에 은행 시장이 재편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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