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북적이는 부산항여객터미널, 코로나 파고 넘는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지난해 이용객 수 60만 명 넘어
코로나 이전 3분의 2 수준 회복
항공료 상승·엔저현상 지속 효과
회복세에 여행 상품 출시 잇따라

설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12일 오후 6시께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3층 출국장이 여객선을 타려는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부산항만공사 제공 설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12일 오후 6시께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3층 출국장이 여객선을 타려는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부산항만공사 제공

설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12일 오후 6시. 부산 동구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3층 출국장은 큼직한 캐리어를 끄는 여행객들로 북적였다. 아내와 두 자녀를 데리고 일본 대마도에 간다는 김 모(46·부산진구 당감동) 씨는 “항공보다 가격이 저렴했고, 배를 타는 게 아이들에게 신선한 경험이 될 것 같아 일찌감치 예약했다”고 말했다. 이날 터미널에서는 오전 8시 40분 팬스타쓰시마링크호를 시작으로 총 6개 선박이 일본으로 출항했다.

최근 부산과 일본을 오가는 여객선 수요가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유행하며 사실상 개점휴업이었던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이하 여객터미널)이 지난해부터 북적대기 시작한 것이다. 항공편 가격 상승과 엔저현상 지속으로 경쟁력을 얻으면서, 올해 코로나 여파를 완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3일 부산항만공사(BPA)에 따르면 지난해 여객터미널을 이용한 승객 수는 60만 8182명으로 코로나 이전인 2019년(93만 7139명)의 3분의 2 수준까지 회복했다. 코로나19 유행으로 끊겼던 부산~일본 뱃길이 2022년 11월부터 서서히 열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짧은 시간에 여객 수요가 극적인 회복세를 보인 셈이다. 2015년 8월 개장한 여객터미널은 일본 대마도, 후쿠오카, 시모노세키, 오사카 등 총 4개 노선을 운영 중이다. 총 5개 선사가 7개 선박을 운항하고 있다.

전체 터미널 승객 중 절반 이상이 이용하는 부산~대마도 노선이 더 빨리 정상화됐으면 지난해 실적은 더 높았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마도 노선 운항은 현지 방역 여건을 고려해 일본 노선 중 가장 늦은 지난해 2월 말 재개했다. 이마저 운항 초반에는 한 번에 탑승할 수 있는 승객을 최대 100명으로 한정했다. 대마도는 부산과 가까워 운임이 저렴하면서도 자전거 여행, 면세 쇼핑, 낚시 등을 즐길 수 있어 국내 여행객이 선호하는 곳이다. 국내에서 대마도를 가는 배편은 부산에서 출발하는 노선이 유일하다.

BPA는 올해 저가항공 가격 상승, 엔저 지속 등으로 여객터미널 이용객 수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BPA 산업혁신부 관계자는 “현재 평일 대마도 노선은 왕복 10만 원 아래일 정도로 가격 장점이 있는 데다, 지난해 3월 부산역과 터미널 사이 보행 데크가 완공돼 접근성도 크게 좋아졌다”면서 “터미널 승객 수는 올해 꾸준히 회복세를 이어가다 연말에는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선사도 이 같은 회복세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나섰다. 여객터미널에서 대마도(팬스타쓰시마링크), 오사카(팬스타드림) 노선을 운항하는 팬스타그룹은 지난달 17일 부산~오사카 크루즈에 현지 호텔과 셔틀버스까지 연계한 ‘오사카크루즈셔틀텔’을 개발해 판매 중이다. 팬스타그룹에 따르면 일요일이나 화요일 부산에서 출발하는 4박 5일 일정 상품은 30만 원대부터 시작해 항공권보다 저렴하다.

팬스타그룹 관계자는 “코로나 유행이 끝난 직후에는 저가 항공이 적극 할인 행사를 벌이며 공항에 여행객이 먼저 몰렸지만, 점차 항공편 가격이 오르며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이 생긴 여객선의 승객 수가 늘고 있다”면서 “올해 일본을 오가는 여객선 수요는 꾸준히 늘 것으로 보고 있어 이에 대응하기 위한 추가 여행 상품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