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도시철도 전동차 지난 5년간 71번 고장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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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사고, 36년 된 노후차량
“정부 지원 통한 교체 시급”

지난해 12월 부산도시철도 1호선에 처음으로 투입된 신조전동차가 운행을 위해 금정구 노포역으로 진입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지난해 12월 부산도시철도 1호선에 처음으로 투입된 신조전동차가 운행을 위해 금정구 노포역으로 진입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지난 열흘 새 부산도시철도 1호선이 운행 중 고장으로 멈춰서는 사고가 두 차례 발생했다. 고장난 열차 중 1개는 무려 36년 된 노후 차량으로 드러났다.

지난 2일과 지난 11일 부산도시철도 1호선이 멈춰 승객들을 하차시키는 일이 발생했다. 부산교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8시 20분께 부산도시철도 1호선 부전역에서 다대행 전동차가 멈췄다가 출발하는 순간 제동력과 동력 부족 현상으로 운행이 중단됐다. 승객 30여 명은 서면역에서 하차했고, 도시철도 운행은 9분가량 지연됐다.

고장난 열차는 1988년 도입된 노후 전동차로 올해 말 교체 예정이었다. 노후전동차로 인한 도시철도 고장은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2023년 기준, 지난 5년간 부산도시철도 전동차는 총 71번 고장났다.

교통공사 측은 노후전동차량 교체를 대책으로 내걸고 있지만 노후전동차의 교체 완료 시점은 2026년으로 교체 속도는 지지부진하다. 공사는 2015년부터 노후전동차 교체 사업을 시작했다. 이중 우선 교체 대상으로 꼽히는 1호선 408칸 중 지난해까지 일부 교체를 완료해 현재 272칸 교체가 남아있다. 공사 측은 순차적인 교체 작업을 진행해 오는 2026년 교체를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2일 일어난 사고는 교체된 신규 차량으로 확인돼 신형 교체가 고장 없는 운행을 담보하기도 어렵다는 것이 드러났다. 이날 오후 5시 45분 부산도시철도 1호선 서면역에서 다대행 전동차가 멈췄다가 출발하는 과정에서 출력 저하 현상이 나타났다. 이 사고로 승객 150여 명이 하차했고 열차 운행이 6분가량 지연됐다.

교통공사는 이 사고에 대해 신차의 소프트웨어 적응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전동차 신호 프로그램의 오류가 생기면서 운행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이다. 해당 열차는 지난해 말 교체됐다. 전문가는 신규 차량의 초기 단계에서 잔고장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한국해양대 길경석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기계가 환경 적응기간이 필요하다 보니 교체 후 안정기에 접어들기까지 초기 몇 개월간 잔고장이 잦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교체가 지지부진한 과정에서 신차의 적응 기간까지 더해지면서 한동안 도시철도 고장은 반복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노후 전동차의 불안에 더해 신규 전동차의 불안까지 떠안은 시민들은 한동안 불안을 안고 도시철도를 이용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사회공공연구원 이영수 선임연구위원은 “30년 이상 된 부산 대중교통은 진작 교체 필요성이 불거졌지만 적기에 예산을 투입하지 못해 늦어진 측면이 있다”며 “더 큰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중앙정부가 선제적으로 국고보조금을 지원해 원활한 노후전동차 교체를 이뤄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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