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TF 총회 함께 열리는 역대급 대회, 반드시 성공” [탁구도시 부산]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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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유승민 조직위원장

개막 코앞 체육복 차림으로 분주
한 차례 취소 후 6년 준비 고생
800명 넘는 자원봉사자에 감사
대회 발판 학교체육 활성화 계획
한국 목표는 금… 가능성 충분해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조직위 유승민 위원장이 부산 대회의 의미와 준비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조직위 유승민 위원장이 부산 대회의 의미와 준비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조직위 유승민 위원장이 벡스코 메인경기장을 배경으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조직위 유승민 위원장이 벡스코 메인경기장을 배경으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부산을 탁구친화 도시로 만들겠습니다.”

‘BNK부산은행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가 열릴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만난 유승민 조직위원장은 체육복 차림으로 취재진을 맞았다. “계속 일을 해야 하니까 양복 차림은 불편해요. 선수 때와 마찬가지로 대회를 앞두고 설렘 반 두려움 반의 기분이 드는데, 특히 이번엔 개최국으로서 대회를 준비하는 입장이다 보니 더 긴장이 됩니다.”

부산 대회는 한국 탁구 100년 역사상 처음 국내에서 열리는 세계탁구선수권이다. 당초 2020년 대회 유치에 성공했지만 개막 한 달을 앞두고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연기를 거듭하다 결국 취소되는 불운을 겪었다. 하지만 체육계는 포기하지 않았고, 민관이 힘을 합쳐 2024년 대회 재유치에 성공했다. 덕분에 유 위원장은 개최국에 주어지는 ‘이집트컵’을 두 번이나 들어 올린 세계 유일의 인물로 기록됐다.

“영광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아픔이 있는 세리머니죠. 준비를 다 했는데 대회를 해보지도 못하고 취소됐으니까요. 2020년 대회까지 더하면 이번 대회를 위해 6년이나 준비한 셈이어서 더 사연과 역사가 있다고 생각해요.”

두 번째 준비인 만큼 유 위원장은 역대 대회와 차별화에 공을 들였다. 대회 기간 국제탁구연맹(ITTF) 총회와 카운설 미팅 등 국제회의도 열려 선수단뿐만 아니라 전 세계 탁구 관계자들이 몰려들 예정이다.

“부산은 벡스코와 호텔 등 부대시설을 워낙 잘 갖춰, 이번 기회에 관련 행사들을 한꺼번에 유치해서 전 세계 탁구인들에게 부산에 대한 좋은 인상을 명확하게 심어주고 싶었어요. 선수단의 2~3배가 넘는 관계자들이 방문하기 때문에 여느 세계선수권보다 규모가 커졌습니다.”

탁구 동호인들을 위한 ITTF 회장배 마스터즈 대회와 유소년 대회가 함께 열리는 것도 특징이다. 참가자들은 8강전부터 세계적인 선수들이 뛰는 벡스코 경기장에서 함께 경기를 치르고, 세계선수권 수상자와 동일한 메달을 받는다. 엘리트 선수들과 아마추어 동호인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장이 마련된 데에도 평소 생활체육과 엘리트체육의 진정한 통합을 강조해온 유 위원장의 역할이 컸다.

“엘리트 선수들만의 세계탁구선수권이 아니라 이번 대회를 탁구인들 전체의 축제로 만들고 싶었어요. 대회 참가 신청을 받은 지 며칠 만에 마감이 될 정도로 동호인들의 관심이 커 기쁩니다.”

이번 대회는 사실상 새롭게 준비하다 보니 첫 번째 때보다 더 많은 품이 들었다. 대회 주최 측인 ITTF와 긴급 사안을 조율하기 위해 유 위원장이 당일치기로 싱가포르에 다녀온 적도 있다. 벡스코에 특설경기장을 짓는 것도 경기장 하나를 건설하는 것과 맞먹는 작업이었다.

그럼에도 유 위원장은 힘들었던 기억보다 보람을 먼저 떠올렸다. “어제 자원봉사자 교육을 진행했는데, 800여 명의 자원봉사자 분들이 적극적으로 신청을 해주셔서 너무 보람 있고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조직위 직원들도 고생을 하고 있지만 자원봉사자 분들이 없었다면 대회 진행이 어려웠을 거예요.”

유 위원장은 부산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뒤, 다음 계획까지 세우고 있다. 부산세계탁구선수권을 발판으로 학교체육과 생활체육을 더 발전시켜 부산을 ‘탁구 친화도시’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탁구를 비롯해 학교마다 스포츠 종목 하나씩은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1교 1기’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부산에 적어도 초·중·고 5개 학교가 탁구를 가르쳐서 이들끼리 대항전도 열고, 학생들은 12년 동안 탁구를 배워서 취미가 특기가 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부산에서부터 시작하도록 제안하고자 합니다.”

한편, 16~25일 열흘 동안 벡스코 특설경기장에서 열리는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는 사상 처음 홈 이점을 등에 업은 한국 남녀대표팀 선수들이 한국탁구 레전드의 역사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사다. 선수들의 연습 장면을 유심히 지켜보던 유 위원장은 선배로서 조언도 잊지 않았다. “목표는 당연히 금메달입니다. 현실적으로 중국세가 두텁지만 안방에서 열리는 대회이니 이번 만큼은 뛰어넘겠다는 강한 각오가 있어야 해요. 대한민국 국가대표 정도면 다 금메달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입니다.” 유 위원장의 눈빛이, 중국을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건 2004 아테네 올리픽 결승전 때처럼 매섭게 빛났다.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가 열리는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장에 설치된 메인경기장에서 13일 오전 선수들이 연습을 하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가 열리는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장에 설치된 메인경기장에서 13일 오전 선수들이 연습을 하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가 열리는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장에 설치된 연습장에서 13일 오전 선수들이 연습을 하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가 열리는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장에 설치된 연습장에서 13일 오전 선수들이 연습을 하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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