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안 대응 ‘무기력’ 부산 민주당, 총선 전략도 실종?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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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총공세에 비판 날 곳곳 무뎌
대통령 부산 방문도 뒤늦게 반응
산은 이전 요청 적극성 부족 지적
지역위원장 주도 인재영입은 뒷말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관계자들의 설연휴 전날 명절 인사 모습. 정대현 기자 jhyun@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관계자들의 설연휴 전날 명절 인사 모습. 정대현 기자 jhyun@

“당은 물론 부산시당에서도 이번 총선에 대한 전략이 보이지 전혀 보이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을 오랜 시간 지켜온 한 지역 인사의 토로다. 4·10 총선이 두 달도 채 남지 않았지만 정부와 여당은 이번 선거 캐스팅보트로 꼽히는 부산에서 압승을 위해 관권 선거 논란을 무릅쓰고 총공세를 펼치고 있지만 부산 민주당의 대응은 무기력하다는 지적이다.

14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22대 국회의원 선거 과정에서 부산 민주당의 안일한 대응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우선 지난 13일 윤석열 대통령 부산 방문과 관련, 일각에서 ‘총선용 방문’ ‘관권 선거’ 등의 비판이 당일 즉각적으로 나왔지만 정작 민주당 부산시당은 하루가 지난 14일에야 수석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이 전국 민생토론회를 열고 있다. 13일에는 부산을 방문했다”며 “가덕신공항, 북항재개발, 철도 지하화 등 기존의 사업들을 재탕한 립서비스만 남발하고 떠났다”고 뒤늦은 반응을 내놨다. 이번 총선에서 부산 18개 지역구 가운데 6명의 후보를 낸 진보당 부산시당이 윤 대통령 부산 일정이 끝난 직후인 당일 오후 6시 ‘윤 대통령의 환심성 정책 남발 규탄한다!’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정부는 부산 발전을 위한 진정성 있는 대책이 아닌 총선용 환심성 정책 남발을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한 것과 비교하면 차이는 확연히 두드러진다.

특히 총선 기간 내내 도마 위에 오를 KDB산업은행 부산 이전 문제에 대한 부산 민주당의 전략 부재를 두고 지역 야권에서는 아쉬움을 호소한다. 앞서 지난해 12월 13일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현장 최고위원회 개최를 위해 부산을 찾았지만 지역 최대 현안인 산업은행 부산 이전의 핵심인 산업은행법 개정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으며 입장 표명을 요구하는 지역 기자들의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했다. 공공기관 지방 이전은 노무현 정부에서 국가균형발전 특별법을 악전고투 끝에 입법하면서 추진한 민주당의 핵심적 가치와 노선인 만큼 원론적인 수준이라도 답변을 했어야 하며 이를 부산 민주당 차원에서 적극 요청했어야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 지역 야권 관계자는 “공공기관 지방 이전은 우리 당의 정신과 같은데 윤 대통령 공약이라는 이유로 회피만 했는데, 부산 총선의 주요 이슈인 것을 감안하면 뼈아픈 실책이다”며 “앞으로 국민의힘에서 이를 두고 공세를 펼칠 텐데 우리가 적극적으로 설득하지 않았다는 변명을 시민들이 과연 어떻게 받아들이겠나”라고 지적했다.

여기다 이날 동의대 유동철 사회복지학과 교수를 18호 인재로 영입한 것을 두고도 뒷말이 무성하다. 유 교수는 이미 2021년 부산시장 보궐선거 당시 김영춘 부산시장 후보 캠프 합류하며 민주당 당원으로 가입했으며 2022년 지방선거 당시 변성완 후보 정책캠프 선거대책위원장, 지난해 12월에는 민주당 부산시당에서 22대 총선 출마 예정자를 대상으로 한 교육에도 참석한 바 있어 영입 인재가 맞느냐는 것이다. 유 교수 영입은 부산의 한 친명 지역위원장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미 부산 모든 선거구에 민주당 후보가 채워진 상태지만 지역구 출마 의지가 강한 유 교수를 인재로 영입했다는 점도 의아하다. 유 교수는 이날 〈부산일보〉와의 통화에서 출마 지역구와 관련해 “어느 지역을 가도 문제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부산 지역구 18곳 가운데 현역이 있는 3곳과 앞서 민주당 공관위가 단수 추천 혹은 경선 지역으로 정한 8곳을 제외하면 그의 선택지는 중영도, 남갑, 해운대을, 사하을, 연제, 수영, 사상 등 7개다. 해당 친명 지역위원장의 인재 영입 주도에 지역 민주당의 일부 예비후보들은 들끓고 있다. 한 예비후보는 “수 차례 낙선하면서도 부산에서 민주당이 여기까지 성장하는 데 함께한 세월이 얼마냐”면서 “그런 사람들한테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은 신의를 저버리는 것”이라고 힐난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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