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산시 가덕신공항 건설·운영 참여 의지 높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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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재정 일부 투입 계획’ 용역 발주
LCC 거점 공항 등 주도적 역할 기대

부산 가덕신공항 개념도. 부산일보 DB 부산 가덕신공항 개념도. 부산일보 DB

부산시가 가덕신공항 건설에 자체 재정을 투입해 공항운영공사의 지분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공항 운영에 직접 참여하겠다는 계획을 14일 밝혔다. 지방자치단체로서는 국내 처음으로 굳은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 사뭇 주목된다. 시는 지분 참여의 타당성이나 투자 규모·재원 마련 방안 등을 구체적으로 찾기 위해 용역을 발주한 상태다. 신공항 운영 참여는 산업과 연계된 인프라 투자와 노선 운영 등 측면에서 지역에 유리한 제도적 기반을 구축할 수 있다는 점에서 환영할 일이다. 특히 가덕신공항이 LCC(저비용항공사) 거점 공항의 역할을 목표로 하는 상황에서 에어부산의 분리매각 문제를 푸는 열쇠가 된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부산시는 공항 운영에 참여하기 위해 우선 건설 단계에서부터 시 재정 일부를 투입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4월 출범 예정인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이 개항 이후 공항운영공사로 바뀔 가능성이 큰 만큼 건설공단 설립 출연금을 향후 공항운영공사 출자금으로 전환한다는 구상이다. 부산시는 이를 위해 16일 ‘가덕도신공항 운영 참여 방안 용역’을 발주했다. 시의 출자·출연이 타당한지, 투자 규모와 재원 마련 방안은 무엇인지, 여기서 체계적인 분석이 이뤄질 예정이다. 가덕신공항 건설에는 약 14조 원의 국비가 투입된다. 총사업비의 1% 수준이라는 상징적 지분이라 해도 1400억 원에 달하는 재원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가가 관건이다.

신공항 운영 참여라는 목표가 이뤄진다면 지역의 산업과 관광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의견 제시자로서의 역할을 넘어 운영 주체로서의 무게감을 갖는 위치에 서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부산의 장점인 관광·비즈니스·산업 분야와 연계해 물류와 여객 수요의 창출을 도모할 수 있고, 항만·철도·공항을 잇는 복합물류체계 완성에도 목소리를 낼 수 있다. 한마디로 신공항의 경쟁력 확보와 지속적인 성장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지자체가 주식 보유를 통해 공항 운영의 의사 결정에 참여하는 사례가 해외는 적지 않은데 한국에선 아직 없었다. 그런 점에서 부산시의 의지는 높이 살 만하다.

정부는 그동안 인천공항에 ‘올인’하느라 지역 공항에 대한 지원은 터무니없이 미흡했던 게 사실이다. 정부가 이제라도 지자체의 공항 운영에 길을 터주는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는 게 옳다고 본다. 이는 가덕신공항이 LCC 거점 공항의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는 관점에서도 대단히 중요한 문제다. 에어부산은 가덕신공항의 성공적 운영과 국제적 위상 정립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지역 사회의 염원은 부산이 키운 에어부산이 지역의 품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부산시가 지역 정치권·상공계와 함께 온 힘을 모아 에어부산의 분리매각에 미온적인 산업은행을 적극 설득해야 한다. 이게 신공항 운영 참여라는 지방정부의 참뜻을 살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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