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공연 티켓 판매 1조 2697억… 영화 매출 처음 앞질렀다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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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공연시장 티켓 판매 분석

뮤지컬·대중음악 매출 81.6%
서울 공연 집중화 현상은 여전
서울 제하면 그나마 부산 선전
티켓 판매액 부산·경기·대구 순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집계한 2023년 티켓 판매액 순위 상위 20개 가운데 부산 공연 작품으로 유일하게 포함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150만 돌파 기념 부산 세리머니 장면. 이 작품 서울 공연은 2023년 공연시장 전체 티켓 판매액 1위를 차지했다. 에스엔코 제공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집계한 2023년 티켓 판매액 순위 상위 20개 가운데 부산 공연 작품으로 유일하게 포함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150만 돌파 기념 부산 세리머니 장면. 이 작품 서울 공연은 2023년 공연시장 전체 티켓 판매액 1위를 차지했다. 에스엔코 제공

지난해 공연시장 티켓 판매액이 영화계 총매출액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뮤지컬과 대중음악 콘서트 인기에 힘입어 공연시장은 활황세를 보인 반면, 극장업계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이어진 영화산업의 침체를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체 공연시장에서 서울 공연 건수 비율은 46.1%, 티켓 판매액은 68.1%로 서울 공연 집중화 현상은 여전했다. 서울을 제외하고 티켓 예매가 많았던 지역은 경기(200만 매), 부산(113만 매), 대구(106만 매) 순이었다. 티켓 판매액은 부산(896억 원), 경기(819억 원), 대구(608억 원) 순이었다.

서울을 제외하면 광역시 단위에선 그나마 부산이 선전했다. 부산은 공연 건수 1269건, 공연 회차 5251회, 티켓 예매수 113만 매, 티켓 판매액 896억 원이었으며, 그다음이 대구로 부산보다 약간 저조한 수준의 수치를 보였다. 도 단위에서는 경기도가 가장 우수하게 나타났는데, 경기도를 제외하면 경상남도가 두 번째 높은 실적을 보였다.

부산의 경우, 다른 특별·광역시보다 대중무용(19.5%), 국악(9.7%), 대중음악(9%), 뮤지컬(8.6%) 장르 순으로 티켓 판매액 비중이 높았다. 경남은 국악(19.1%), 연극(14.2%), 클래식(13.7%)이 다른 장르 대비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 20일 예술경영지원센터가 펴낸 ‘2023년 공연시장 티켓 판매 현황 분석 보고서(총결산)’에 따르면 지난해 대중음악·뮤지컬·연극·클래식 등 공연시장 티켓 판매액은 약 1조 2697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보다 23.5% 증가한 수치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연간 티켓 판매액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인 2020년 2226억 원, 2021년 4000억 원이었으나, 엔데믹 전환 후 2022년 1조 285억 원으로 크게 성장했다.

특히 지난해 공연시장은 영화계 총매출액을 처음으로 넘어서는 기록을 세웠다. 같은 날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23년 극장 전체 매출액 1조 2614억 원을 근소하게 앞선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 기준으로 데이터 수집이 이루어지기 시작한 2019년 6월 이후 처음으로 공연시장 티켓 판매액이 영화계(극장) 총매출을 앞선 것이다. 영화계 총매출은 2017∼2019년 평균 1조 8282억 원에 달했으나 코로나19 이후 급감한 뒤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공연시장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공연 건수는 전국에서 총 2만 404건을 기록해 2022년보다 13.8% 늘었다. 가장 많이 공연된 장르는 서양음악(클래식)으로 38%(7762건) 비중을 보였고, 공연 회차가 가장 많은 장르는 연극으로 42.3%(4만 9346회)를 차지했다. 공연 수요를 나타내는 티켓 예매수는 뮤지컬이 805만 매(38.4%)로 가장 많았고, 대중음악(약 516만 매·24.6%)이 뒤를 이었다. 티켓 판매액은 대중음악(약 5766억 원·45.4%)과 뮤지컬(약 4591억 원·36.2%)이 81.6%를 차지했다.

예매 상위권 작품 목록에서도 뮤지컬과 대중음악의 강세를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예매 및 티켓 판매액 순위 상위 20개 작품에는 뮤지컬 13건, 대중음악 6건이 이름을 올렸다. 다른 장르 작품은 태양의서커스 내한공연 ‘루치아’ 서울 공연이 유일했다. 뮤지컬은 ‘오페라의 유령’을 비롯해, ‘레베카’ ‘베토벤’ ‘물랑루즈!’ 등이 이름을 올렸다. 대중음악 공연으로는 ‘싸이 흠뻑쇼’ ,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브루노 마스’ ‘임영웅 콘서트:아임 히어로 투어’ 등이 있다. 서울 이외 지역에선 ‘오페라의 유령’ 부산(6위) 공연과 ‘싸이 흠뻑쇼’ 부산(18위)·수원(20위) 공연이 포함됐을 뿐이다.

월별 추이를 보면 공연시장이 가장 활발한 시즌은 4분기였고, 티켓 매출이 가장 높은 시기는 7∼8월로 조사됐다. 공연 건수가 가장 많은 달은 12월(2804건), 11월(2406건), 10월(2228건) 순이었지만, 티켓 판매액이 가장 많았던 달은 12월(2258억 원), 8월(1227억 원), 7월(1165억 원) 순으로 조사됐다.

서울을 제외하고 서양음악(클래식) 공연이 가장 많았던 시는 대구 부산 대전 순이었고, 티켓 판매액이 가장 많이 발생한 시는 대구 부산 인천 순이었다. 무용 공연의 경우, 부산은 전년 대비 티켓 판매액은 206.4% 증가했지만 공연 건수와 티켓 예매수는 각각 17.4%, 0.6%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대극장에서 진행된 2건의 내한공연(션원 월드투어, 소피아발레단 ‘호두까기 인형’)이 티켓 판매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예술경영지원센터는 “공연 공급과 수요가 다소 상이한 까닭은 전체 시장 내 티켓 판매액 비중이 높은 대중음악 장르의 여름철 티켓 수요가 증가한 영향”이라고 평가했다.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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