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대가 주로 사고, 비싸도 잘 팔리는 부산 아파트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한은 ‘부산 아파트 시장’ 보고서

15억 이상 거래 매년 증가 추세
5년 이하 신축 거래 비중 17.2%
20대·30대 꾸준히 늘어 32.2%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와 센텀시티의 초고층 빌딩. 부산일보DB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와 센텀시티의 초고층 빌딩. 부산일보DB

부산지역의 아파트 거래에서 고가 아파트 선호 현상과 함께 20대와 30대가 주거래 층으로 등장하고 있다. 정책 자금을 기반으로 한 대출 제도가 청년층 위주로 구성돼 있고 일명 ‘영끌’을 통해 젊은 층이 ‘똘똘한 한 채’ 마련에 적극 나선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20일 한국은행 부산본부가 발표한 ‘최근 부산지역 아파트 시장 특징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이전까지 0.2%대에 그쳤던 15억 원 이상 부산 고가 아파트 거래 비중은 2020년 0.64% 이후 꾸준히 0.5%를 넘었고 지난해 처음 0.9%에 이르렀다. 매매 평균 가격도 2020년 19억 원에서 2021년 20억 6000만 원, 2022년 23억 2000만 원으로 꾸준히 상승했다. 지난해는 평균 22억 원을 기록했다.

보고서는 신축 아파트 선호가 고가 아파트 선호로 자연스레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했다. 부산지역 신축 아파트 분양 가격이 다른 지역에 비해 가파르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부산지역 아파트의 ㎡ 당 분양 가격은 2022년부터 5대 광역시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8월 기준 부산은 17개 시도 중 서울 934만 원, 제주 774만 원에 이어 3번째로 높은 664만 원을 기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실거래 기준으로 준공 5년 이하 아파트 거래 비중은 2022년 11.6%에서 2023년 17.2%로 증가했다. 가격 측면에서도 지난해 실거래 아파트의 매매 가격 평균은 3억 2500만 원으로 2022년 2억 2900만 원보다 1억 원 가까이 상승했다.

부산에서 20~30대 세대의 아파트 매수 비중도 꾸준히 증가했다. 2019년 27.2%였던 20~30대 거래 비중은 지난해 9월 32.2%까지 올랐다. 반면 40~50대의 경우 2022년 44.6%로 축소되다 2023년 46.8%로 증가했고 60대 이상의 거래 비중은 2022년 24.9%에서 지난해 9월까지 21%로 줄어들었다.

보고서는 20~30대가 2021년 부동산 가격 상승기와 지난해 부동산 가격 하락기 때 모두 구매 비중이 늘어난 점에 주목했다. 2021년은 금리 인하, 임대차법 시행 등으로 가격이 상승해 ‘지금이 아니면 아파트 구매가 어려울 수 있다’는 불안 심리가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는 가격 하락과 부동산 규제 완화, 특례보금자리론 등으로 대거 내 집 마련에 나선 것으로 파악했다.

20~30대를 중심으로 아파트 구매가 늘어나면서 ‘지역별 평균 소득 대비 주택담보대출’은 부동산 거래가 많은 부산 시내 5개 지역에서 모두 5%를 상회했다. 소득 수준 대비 대출 비중이 높은 것은 구매자가 대규모 대출을 통해 지역 내 아파트를 구매했음을 의미한다.해운대구가 5.72%로 가장 높았고 동래구(5.40%), 강서구(5.31%), 남구(5.24%), 수영구(5.09%)순이었다.

정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상한을 주택 가격이나 소득에 상관없이 80%로 완화했다. 또 대출 한도를 4억 원에서 6억 원으로 늘리고, 12억 원 이하 주택을 매수하는 생애 첫 주택 구매자에게는 200만 원 한도로 취득세를 면제했다. 지난해 3월에는 무주택자와 일시적 2주택자를 대상으로 소득과 상관없이 집값이 9억 원 이하면 고정금리로 최대 5억 원을 빌려주는 특례보금자리론을 선보였다.

한국은행 부산본부 관계자는 “청년층의 주택담보대출 잔액 수준이 높은 만큼 잔액 수준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향후 모니터링 등을 통해 가계 부채 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