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신설법인 10년 만에 최저… 움츠러든 부산 경제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4495개로 2년 전 대비 64%선
부동산·장비 임대업 감소 두드러져
제조업·서비스업 등은 소폭 줄어

고금리·고물가·내수침체 등 영향
정부·지자체 활성화 방안 마련 시급

고금리와 고물가 등 영향으로 지난해 부산 지역 신설법인 수가 10년 전 수준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 중구 광복로의 한 상가에 임대 안내 현수막이 붙어 있다. 정대현 기자 jhyun@ 고금리와 고물가 등 영향으로 지난해 부산 지역 신설법인 수가 10년 전 수준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 중구 광복로의 한 상가에 임대 안내 현수막이 붙어 있다. 정대현 기자 jhyun@

지난해 부산 지역 신설법인 수가 10년 전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고물가에 내수 부진까지 겹치면서 부산 경제가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20일 부산상공회의소가 발표한 ‘2023년 부산지역 신설법인 현황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부산의 신설법인은 4495개로, 전년(5759개)보다 21.9% 줄어들었다. 2021년(6779개)보다는 33.7%나 줄어든 수치다. 이는 2014년(4608개)이후 10년 만에 최저치다. 지난해 일일 평균 신설법인은 18.2곳으로, 전년(23.3곳)에 비해 5.1곳이나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8월 일일 평균 신설법인은 16.1곳에 그치면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업종별로는 부동산 및 장비 임대 관련 법인 감소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신설된 부동산 및 장비 임대 관련 법인은 660개로, 전년(1246개)의 반토막 수준에 그쳤다. 2021년(1710개)에 비하면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지난해 12월 관련 신설법인은 전년 같은 달(50곳)에 비해 30%나 줄어든 15곳에 불과했다. 2022년 하반기부터 금리 인상 등으로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은 데다가 전세사기 불안감으로 소규모 주택거래까지 경직되면서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제조업의 경우 지난해 620곳이 신설됐는데, 조선기자재와 자동차부품 등 주력 업종의 수출 회복세로 2022년(629곳)보다 1.4% 줄어들었다. 업종 가운데선 감소 폭이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관광 및 스포츠·여가 관련 서비스업도 전년보다 5.5% 줄어들어 상대적으로 감소 폭이 낮은 업종으로 분류됐다.

이처럼 업종 전반에 걸쳐 신설법인 감소세가 나타난 것은 글로벌 위기에 따른 고금리 등의 여파가 지속된 데다가 고물가 등으로 인한 내수 침체까지 겹치면서 부산 경제가 활기를 되찾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공공요금, 인건비 등 비용부담이 크게 늘어나고 불안정한 경제 상황이 이어지면서 엔데믹 선언 이후에도 창업 심리가 여전히 위축된 것이다.

신설법인이 지역의 창업시장과 서민경제의 지표인 만큼 지역 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부산상의 기업동향분석센터 관계자는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창업 열기가 가라앉은 것은 지역 경제 회복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정부와 지자체는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을 다각도로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업종별 신설법인 비중은 서비스업이 전체의 27.4%로 가장 높았으며, 전년(22.6%)보다 비중이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제조업 역시 2022년 10.9%에서 지난해 13.8%로 비중이 늘었다. 부동산 및 장비 임대업(14.7%)은 전년(21.6%)보다 비중이 크게 감소했으며, 건설업(8.8%)도 전년(9.7%)보다 비중이 다소 줄어들었다.

신설법인이 가장 많이 설립된 지역은 해운대구(15.4%)였으며, 강서구(11.6%), 부산진구(9.6%), 연제구(6.7%), 사상구(6.6%), 남구(6.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해운대구와 강서구, 부산진구 등 신설법인 상위 3개 지역은 부산의 주요 산업인 제조업과 서비스업이 집적된 곳인 만큼 다른 구·군에 비해 산업 간 연계가 원활해 창업도 활발한 것으로 분석된다.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