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부산김해경전철, 도시철도 2호선과 연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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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혁 부경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최근 법원은 용인경전철사업 실패의 책임을 물어 용인시가 담당 공무원들에게 214억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지방자치단체의 사업 실패로 인한 재정적 손해에 대해 공무원의 책임을 처음으로 인정한 것이다. 이 판결은 지방자치단체와 정책 담당 공무원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한편으로, 유사한 상황에 처해 있는 부산김해경전철 사업을 돌아보게 한다.

사실 부산김해경전철의 적자 상황은 용인경전철보다 나을 것이 없다. 용인시가 경전철 운영비로 연간 300억 원을 부담하고 있고 건설자금에 대한 원리금으로 160억 원을 물고 있지만, 부산김해경전철의 경우 지난해에 김해시가 적자보전 비용으로 505억 원을, 부산시가 293억 원을 투입한 것이다. 이 경전철이 개통된 2011년 이후 누적 지원금은 각각 4662억 원, 2715억 원이며 2030년까지 1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 이 경전철 사업들이 엄청난 재정적 손실을 주는 이유는 무엇일까? 민자유치 방식의 문제 등 여러 가지를 들 수 있겠지만 결정적인 원인은 수요 부족에 있다. 실제 탑승 인원이 예측했던 승객수의 절반이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승객수만 충분하다면 당연히 적자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김해 주민들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 이 경전철이 기존 노선버스 보다 편리할 것이 별로 없다. 부산-김해 간 노선버스는 다소 느리더라도 김해 시내 곳곳과 부산 시내 여러 곳을 한 번에 연결해 준다. 그런데 부산김해경전철은 김해 시내 특정한 곳에만 역사가 있고 부산 방향으로는 사상까지 밖에 갈 수 없다. 사상역에서 부산 지하철 2호선으로 환승할 수 있지만 환승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부산김해경전철은 애초에 두 도시간 직행버스에 비해 경쟁력이 없는 운송수단인 것이다.

그래서 웃지 못할 방안이 제출되기도 했다. 부산김해경전철의 승객을 늘이기 위해 도시간 버스노선을 축소, 변경하자는 것이다. 정책 실패를 덮기 위해 시민들의 발을 묶겠다는 발상이다.

그렇다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해법은 무엇일까? 부산김해경전철 바로 옆에 위치한 부산도시철도 2호선을 보면 그 답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부산도시철도 2호선은 양산 방향으로 연장된바, 많은 양산 주민들이 즐겨 이용함으로써 수요 부족이나 적자 문제가 전혀 일어나지 않는 것이다.

부산김해경전철도 같은 방법으로 부산 시민들과 김해 시민들의 편리한 발이 되고 적자를 일거에 해소할 수 있다. 말하자면 부산김해경전철과 부산도시철도 2호선을 사상역에서 직결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김해 시민들은 사상역에서 갈아타지 않고 단번에 서면도 갈 수 있고 해운대도 갈 수 있다. 그것은 부산 시민들에게도 큰 이익이 될 것인데 부산도시철도 2호선으로 김해공항을 갈 수 있고 김해 시내 곳곳에 닿을 수 있다. 부산, 김해 시민 모두가 편리해지고, 승객수 증가로 적자 문제가 저절로 해결된다.

물론 이런 질문이 제기될 수 있다. 두 노선간 직결이 기술적, 경제적으로 가능한가 하는 것이다. 이 문제 역시 그다지 어렵거나 복잡하지 않다. 이 경우 부산김해경전철은 부산도시철도 2호선의 지선이 될 것인바 2호선 전동차는 사상역에서 분기하여 양산과 김해를 번갈아 운행한다. 전철이 분기하여 운행하는 것은 수도권 전철 1호선 등 여러 곳에서 볼 수 있다.

그리고 경전철과 일반 전철의 직결도 큰 비용이 드는 문제가 아니다. 부산김해경전철은 일반 전철과 동일한 표준궤를 사용할 뿐 아니라 현재 차량 2량이 운행하지만 6량 이상의 객차를 운행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따라서 일반전철 차량 4량의 운행은 다소간의 보완을 거치면 문제가 없을 것이다. 그리고 2호선 전철은 현재 6량 편성되고 있지만 김해행에는 4량을 적용하면 된다.지역 주민들의 교통 편의를 높이고 광역경제권 형성을 촉진할 수 있는 보다 현실적이고 지혜로운 광역전철망 구축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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