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 부산 스타트업] 영롱 권태혁 대표 "몸과 마음을 함께 북돋는 착한 영양제 만들 것"

남형욱 기자 thot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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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제 정보 불균형 해소 목표
약사 출신, 책임감 끝에 창업나서
맥주효모 활용 영양제 최초 개발
임산부 위한 이노시틀, 비타민 등
'약사가 만든 영양제'로 큰 인기

‘약사가 만든 영양제’ 영롱의 권태혁 대표는 ‘고객과의 소통’이 성공 비결이라고 말했다. 영롱에서 생산하는 모든 제품에는 원산지, 배합 비율 등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한다. 실시간 카톡 상담으로 고객과 복약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기도 한다. ‘약사가 만든 영양제’ 영롱의 권태혁 대표는 ‘고객과의 소통’이 성공 비결이라고 말했다. 영롱에서 생산하는 모든 제품에는 원산지, 배합 비율 등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한다. 실시간 카톡 상담으로 고객과 복약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기도 한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건강이 최고’라는 식상한 좌우명이 이제는 ‘갓생(하루하루 열심히 사는 사람의 인생)’의 필수 조건이 됐다. 건강을 지키기 위한 사람들의 노력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일과시간을 쪼개 헬스장으로 발을 옮기고, 인스턴트 식품과 패스트푸드는 입에서 멀리한다. 야식은 반드시 피해야 할 생활 습관으로 여겨진다. 현대인들에게 ‘적게 먹고 운동하라’는 건강 비법은 이상적인 문구다. 그래서 손쉽게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쪽으로 눈을 돌린다.

바로 영양제다. 비타민, 루테인, 밀크씨슬, 오메가3, 유산균, 마그네슘 등 수많은 영양제를 한 움큼씩 삼킨다. ‘영양제 유목민’을 자처하며 이런저런 제품을 다양하게 섭취했다. 그러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먹어도 안전한 걸까. 과유불급이라는데, 부작용은 없을까? 기자의 고민은 부산에서 탄생한, 영양제 전문 제약사 ‘영롱’을 만나면서 해결됐다.


■약국 대신 제약사를

영롱은 부산의 한 약국 지하사무실에서 탄생했다. 부산대 약대 출신인 권태혁(31) 대표는 26살 때부터 약국을 운영한 약사였다. 양산부산대병원, 메리놀병원 등 대형병원 앞에서 약국을 열고 환자들을 맞았다.

현장에서 마주한 환자들의 고민은, 그가 약국 문을 닫고 영롱을 창업하게 된 계기가 됐다. 권 대표는 “많은 노인이 복용 중이거나 혹은 선물 받은 영양제를 들고 찾아와 먹어도 괜찮은 건지, 부작용은 없는지 문의가 많았다”고 했다.

다수의 영양제 브랜드가 제품만 출시하고 이후 복용 방법 등 사후 관리에는 나 몰라라 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권 대표는 “영양제에 관해 설명하고 있자니 약사로서 환자를 돌봐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꼈고, 동시에 관련 분야의 전문가인 약사가 영양제에 대한 함량이나, 원료에 대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직접 소통하는 ‘약사가 만든 영양제’ 업체를 만들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떠올렸다”고 했다.

권 대표는 한동안 약국과 사업을 병행하다 2019년 본격적으로 법인을 설립하고 영롱에 집중했다. 영롱이라는 이름은 ‘Live Young & Live Long’이라는 뜻으로, 단순히 오래 사는 것보다 젊게 오래 사는 세상을 꿈꾼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안전하고 투명한 영양제

영롱의 가장 큰 목표는 고객 건강을 최우선으로 부작용 없는 안전한 영양제를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수십 명의 약사들이 새로운 영양제 제품 개발을 위해 머리를 모은다. 천연에서 유래된 안전한 성분을 발견하고, 끊임없는 연구 개발을 통해 부작용 등을 검토한다. 영롱에서 만든 영양제들은 출시하기까지 대개 2년이 걸린다. 그렇게 탄생한 제품이 맥주효모환, 이노시톨, 이스트바이오틱스 유산균 등이다. 모발 건강에 좋다고 알려진 맥주효모환은 영롱의 가장 대표적인 상품이다. 맥주효모환은 현재 시중에 유통되는 맥주효모 관련 제품의 기준이 된 제품이다. 권 대표는 “맥주효모가 널리 알려지기 전 이른 연구개발로 맥주효모의 1일 적정 함량과 섭취 방법을 제시하고, 제일 먼저 ‘영양제화’ 시켰다”며 “약 1만 개의 맥주효모 활용 제품들이 시장에 나오고 있는데, 그 원조는 영롱”이라고 말했다. 또 변비에 좋은 유산균이 아닌 과민성대장증후군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저포드맵 인증 유산균 제품인 이스트바이오틱스 유산균, 비건 인증을 받은 이노시톨 등 영롱의 영양제는 다양한 라인업을 자랑한다. 화학 첨가제나 불필요한 성분을 최대한 배제해 부작용을 최소화한 제품이다. 권 대표는 “사실 첨가제를 넣으면 생산성도 올라가고 맛도 좋아지지만, 안전한 영양제와는 점점 거리가 멀어지는 셈”이라고 했다. 또 영롱은 고객과 소통에도 진심이다. 개별 성분의 원산지, 배합 비율 등 영양제의 세세한 정보를 모두 제공한다. 영양제 섭취 시 나타나는 부작용 또한 거리낌 없이 공개한다. 또 카카오톡을 통해 수시로 영양제에 대한 상담을 고객과 주고받는다. 함께 먹으면 좋은 영양제, 과복용을 줄이는 영양제 선택방법 등 영롱에 소속된 약사들이 직접 상담을 진행한다. 권 대표는 “매크로가 아닌 약사들이 직접 궁금증을 해결해 준다”며 “고객에게 귀 기울이다 보니 브랜드 충성도가 높아 재구매율이 40% 정도”라고 말했다. 권 대표도 직접 고객과 소통한다. 이름만 들어도 믿고 섭취할 수 있는 영양제 브랜드, 영롱의 성공 비결이다.

영롱에서 만든 영양제 제품들. 영롱에서 만든 영양제 제품들.

■사람 냄새나는 기업

지난해 영롱의 매출은 65억 원으로 추정된다. 올해 목표는 90억 원, 2025년까지 매출 100억 원을 달성하는 게 목표다.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는 영롱이지만 위기도 있었다. 권 대표는 “지난해 많은 신제품을 출시하다 보니 업무 과부하가 걸려 스텝이 꼬이는 경우가 많았다”며 “무분별하게 제품을 늘리기보단, 높은 고객 충성도를 바탕으로 한 단계, 한 단계 성장하는 게 영롱에 어울린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외연을 넓히지 않겠다는 말은 아니다. 2024년 영롱은 해외수출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권 대표는 “지난해부터 싱가포르·말레이시아 등 해외 유통 플랫폼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중”이라며 “K뷰티의 인기에 힘입어 다이어트, 피부 관리 관련 영양제가 인기가 많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해외 법인 설립을 검토하는 등 올해는 5개국에 정식 진출하는 게 목표”라고 답했다.

지역사회를 위한 나눔에도 적극적이다. 지난해 매출 1% 기부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 병원 등에 5000만 원 이상의 성금을 기탁했다. 나눔에도 큰 의미를 담는다. 맥주효모 등 모발 관련 영양제 판매 수익의 1%는 항암치료로 머리를 밀어야 하는 아이들에게 맞춤형 가발을 만드는 데 사용됐다. 권 대표는 “동종업계 1위를 목표로 한다거나 매출만을 좇는 회사가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며 “그런 공허한 목표 대신 나눌수록 커지는 행복을 아는, 사람 냄새나는 따뜻한 기업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권 대표의 목표도 영롱과 비슷한 결이다. 권 대표는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며 “주변 이웃을 돌볼 수 있는 여유를 가진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게 최종 목표”라며 마무리했다.

글·사진=남형욱 기자 thoth@busan.com


남형욱 기자 thot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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