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상장기업 4곳 중 3곳 ESG 경영 ‘낙제점’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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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상의, 2023년 ESG 등급현황 보고서 발표
분석 기업의 74.4% ‘취약’… 전국 3번째로 높아
제조업 비중 높은 탓에 환경 부문 특히 취약

전년 비해 등급 상승 기업 15곳 달해 고무적
동일고무벨트 등 5곳, 등급 2단계 이상 상승

부산기업 ESG 부문별 등급 현황. 부산상의 제공 부산기업 ESG 부문별 등급 현황. 부산상의 제공

부산지역 상장기업의 74%가 여전히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내 ESG경영 확산을 위한 다각도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부산상공회의소는 27일 ‘부산지역 기업 2023년 ESG 등급 현황’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한국ESG기준원이 전국 기업 987곳을 평가한 2023년 ESG 경영평가자료를 토대로 했다. ESG 평가 대상인 부산 상장 법인은 39곳으로, 제조업이 66.7%로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다. 운수창고업(12.8%), 건설업(10.3%), 금융보험업(7.7%) 등의 순이었다. 등급은 S(탁월), A+(매우 우수), A(우수), B+(양호), B(보통), C(취약), D(매우 취약)으로 나뉜다.

보고서에 따르면, 분석 대상 기업의 74.4%가 C 등급 이하의 취약한 수준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 평균(54.9%)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대구(84.6%)와 울산(77.8%)에 이어 전국에서 3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경남(63.8%)은 8번째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양호한 수준을 나타내는 B+ 이상 등급을 받은 기업의 비중은 23.1%로 전국 17개 시․도 중 13위에 그쳤다. 전체 평균(37.5%)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경남(25.5%)과 울산(22.2%) 역시 각각 10, 14위 수준에 그쳤다. 부산의 ESG 경영 수준이 타시도와 비해 열악한 것이 확인된 셈이다.

특히 환경(E) 부문의 경우 부산의 C등급 이하 취약 비중은 74.4%로, 사회(S) 부문(64.1%), 지배구조(G) 부문(59.0%)에 비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평가 대상 기업 중 제조업이 비중이 높은 것이 주원인으로 풀이되는 만큼 환경 부문에 대한 지속적인 개선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글로벌 평가기준 상향 여파로 등급 상승 기업이 한 군데도 없었던 것에 전년에 비하면 ESG 등급 상승 기업이 크게 늘어난 것은 고무적인 성과다. 39곳 중 15곳이 전년에 비해 ESG 등급이 상승했으며, 이 가운데 동일고무벨트를 비롯해 DRB동일, 강남제비스코, 세방, 화승인더스트리 등 5곳은 등급이 2단계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은 자체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등 ESG경영 확산 추세에 맞춰 발빠른 대응에 나서면서 성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된다.

양호한 수준을 나타내는 B+이상 등급을 받은 기업은 BNK금융지주와 동성케미컬, 동일고무벨트, DRB동일, HJ중공업, 강남제비스코, 세방, 화승엔터프라이즈, 화승인더스트리 등 9곳에 달했다. 이는 B+이상 등급을 받은 기업이 3곳에 불과했던 2022년과 비해 3배 이상 높은 수치다. 취약 등급인 C 이하를 받은 기업은 29곳으로 전년(35곳)에 비해 6곳이 줄어들었다.

환경 부문의 개선 폭이 특히 컸다. B+ 이상 등급을 받은 기업은 7곳으로 전년보다 5곳이 늘었으며, C 이하 등급은 29곳으로 전년보다 8곳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글로벌 친환경 규제 강화로 기후 공시 및 환경경영 정보공개 요구가 증가함에 따라 기업의 대응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환경 부문에서 A+를 달성한 동성케미컬은 2021년부터 자체적으로 수립한 2030 탄소중립 로드맵에 따라 매년 탄소저감활동을 시행 중이다. A 등급을 받은 BNK금융지주의 경우엔 친환경사업 금융지원 확대, 온실가스 배출 감소 활동 등을 펼치고 있다. A등급을 받은 동일고무벨트 역시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공정개선과 에너지 절감기술을 도입해 온실가스 배출 감축에 집중하고 있다.

부산상의 기업동향분석센터는“지역을 대표하는 상장 기업에 대한 ESG경영 평가가 개선되고 있지만, 상당수 기업은 여전히 ESG경영 도입에 소극적”이라며 “ESG경영 참여 기업을 늘리기 위해 컨설팅 지원 등 다양한 정책 지원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ESG기준원의 ESG 평가를 받은 기업체수 비중은 서울이 45.8%로 가장 많았으며, 경기( 22.3%), 경남(4.8%), 부산(4.0%), 충남(3.4%) 등이 뒤를 이었다.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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