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신임 법관 수도권 출신 105명, 부산은 고작 3명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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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법관 지역 양극화 심화
전체 86.7% 수도권 출신 차지
SKY 대학 출신이 73명 달해

지난해 임용된 신임 판사 중 부산 출신은 고작 2%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신임 법관 86%가 수도권 출신으로 사법부에서도 지역 양극화가 심화하는 추세다. 재판부가 동향 출신으로만 구성되면 판결 다양성이 부족해져 국민 눈높이와 동떨어질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더불어민주당 이탄희 의원실이 대법원에서 받은 ‘신규 법관 권역별 거주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임용된 신임 법관 121명 중 부산 출신은 고작 3명(2.5%)에 불과했다. 경남 1명, 울산 1명으로 부울경 출신은 총 5명(4.1%)이다.

신임 법관들은 서울, 경기 등 수도권 출신이 105명(86.7%)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 중 92명(76%)이 서울시에 거주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신임 법관 10명 중 7명이 서울 사람인 셈이다. 특히 서울 출신 중에서도 강남·서초·송파구에 거주하는 ‘강남 3구’ 출신이 21명(17.3%)으로 비중이 높았다.

서울 출신 신임 판사는 매년 증가세다. 2021년 66.9%, 2022년 67.4%를 기록하다 지난해 처음으로 70%를 훌쩍 넘겼다.

2012년에는 신임 법관 173명 중 절반 이상인 97명(56%)이 비수도권 거주자였지만, 약 10년 동안 수도권 쏠림 현상이 심화했다. 비수도권 거주자는 2021년 28명, 2022년 22명, 지난해 16명으로 꾸준히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해 신임 법관 중 김앤장, 태평양, 세종 등 7대 대형 로펌 변호사 출신은 32명으로 26.4%에 달했다. 특히 김앤장 출신이 9명으로 개별 로펌 중 가장 많았다. ‘SKY’ 대학 출신은 73명으로 60.3%에 달했다. 서울대 학부를 나온 법관이 47명으로 가장 많았고, 연세대(15명)와 고려대(13명)가 뒤를 이었다.

법원은 2013년부터 최소 5년 이상 법조 경력을 쌓은 검사나 변호사 중에서 법관을 뽑고 있다. 이는 사법연수원에서 우수한 성적 위주로 법관을 뽑던 기존 방식에서 다양한 경험과 연륜을 갖춘 법관을 뽑아 사법부 신뢰를 높이자는 취지다.

현행 법관 임용 제도에는 이 같은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거의 전무하다. 신임 법관 대다수가 수도권과 특정 로펌에 편중되면서 선발 제도를 개선하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부산지방변호사회 염정욱 회장은 “판사라는 직업은 다양한 집단의 이익과 목소리를 반영해야 하는데 특정 출신에만 편중된다는 것은 결국 판결이 편향적으로 나올 수 있어 분명히 시정돼야 할 문제점이다”고 밝혔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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