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건수 10년새 40% 감소…둘째 이상 출생아 10만선 붕괴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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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혼인건수 19만 3672건…2013년比 40%↓
경제적 이유가 ‘장벽’…'반드시 결혼' 15.3% 불과
현실육아 ‘쓴맛’에 '둘째 기피'…5년전比 40.3%↓

지난달 28일 서울 시내 한 산후조리원 신생아실에서 간호사 등 관계자들이 신생아들을 돌보고 있다. 공동취재 지난달 28일 서울 시내 한 산후조리원 신생아실에서 간호사 등 관계자들이 신생아들을 돌보고 있다. 공동취재

최근 10년 새 혼인 건수가 4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출산의 전제인 결혼부터 흔들리는 상황이다. 현실 육아 부담에 따른 다자녀 기피 현상도 뚜렷해지면서 지난해 둘째 이상 출생아 수는 사상 첫 10만 명 아래로 추락했다.

3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 건수(잠정치)는 19만 3673건으로, 10년 전인 2013년(32만 2807건) 대비 40%가 감소했다.

혼인 건수는 2011년(32만 9087건)까지 증감을 반복하다가 2012년부터 2022년(19만 1690건)까지 11년째 줄었다. 지난해는 전년 대비 1983건(1.0%) 늘었으나, 코로나19로 미뤄왔던 결혼이 진행된 영향 등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혼인의 급감 추세는 결혼에 대한 인식 변화가 주요 영향으로 꼽힌다.

통계청 사회조사에 따르면 13세 이상 인구 중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2012년 20.3%에서 2022년 15.3%로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결혼하는 것이 좋다’고 응답한 비율은 42.4%에서 34.8%로 감소하는 등 결혼에 대한 긍정적 인식은 감소했다.

주거 마련 등 경제적인 이유도 결혼의 장벽이 되고 있다. 결혼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2022년 20대의 32.7%, 30대의 33.7%, 40대의 23.8%가 '혼수비용·주거 마련 등 결혼자금이 부족해서'를 꼽아 가장 많았다.

혼인 건수의 감소는 출생아 수가 줄어드는 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0.72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통계청이 장래인구추계에서 전망한 올해 합계출산율은 0.68명(중위 시나리오 기준)이다.


연도별 첫째아·둘째 이상 출생아 수(명) . 출처: 통계청 국가통계포털 연도별 첫째아·둘째 이상 출생아 수(명) . 출처: 통계청 국가통계포털

혼인 건수 감소와 함께 자녀를 2명 이상 낳는 다둥이 기피 현상도 뚜렷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둘째 이상 출생아 수는 전년보다 1만 2448명 줄어든 9만 1700명으로 사상 처음으로 10만 명을 밑돌았다. 5년 전인 2018년(15만 3656명)과 비교해 40.3% 급갑한 것으로, 같은 기간 첫째아 감소폭(20%)의 두배를 넘는다.

지난해 첫째와 둘째 이상 출생아 수 격차는 4만 6600명으로, 2019년 약 2만 2000명에서 5년 만에 배 넘게 커지는 등 최근 특히 증가세가 가파르다.

둘째 이상 출생아 수 감소는 출산·육아를 경험한 부모의 '저출산' 현상이라는 점에서 첫째아 감소세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애초 출산·육아에 긍정적인 생각을 가진 부모들이 '현실 육아'를 경험한 뒤, 출산을 포기하는 현상이 반영됐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결혼 연령이 늦어지면서 출산 연령이 상승하는 점도 둘째 이상 출생아 수가 줄어드는 이유로 꼽힌다.

지난해 여성의 평균 출산연령은 33.6세로 매년 상승하고 있다. 둘째아 평균 출산연령은 34.4세로 첫째아(33.0세)보다 1.4세 많았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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