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돋보기] 금융시장도 '가성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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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석 신한투자증권 부산금융센터 PB

국제통화기금(IMF)의 세계 경제 전망에 따르면 올해 세계 경제는 전반적인 성장률이 둔화되는 가운데, 교역량 증가율이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상품을 살 수 있는 여력이 줄어들어 소비가 부진한데 판매량이 늘어 수출이 활발하다는 의미다. 다소 앞뒤가 맞지 않는 전망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바로 미국이다. 미국의 경제는 세계 여타 경제권역에 비해 튼튼하고 더불어 AI나 첨단분야와 관련된 인프라 투자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수출 중심 국가인 우리나라는 글로벌 교역량 증가의 수혜가 기대된다. 전년 대비 8.5%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 수출 증가율이 이를 뒷받침한다. 그렇지만 모든 업종이 수혜를 보는 것은 아니다. 수출 지역의 차이에 따라 수혜 여부는 달라진다. 미국과 그 외 지역 간의 경기 격차 때문에 미국에 수출되는 품목의 수출 물량은 늘어나겠지만 그 외 지역은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내수의 경우, 올해 우리나라 민간 소비는 전년 대비 1.8% 증가에 그치며 부진한 흐름이 예상된다. 게다가 물가 안정을 우선순위에 두는 정책방 향으로 볼 때 정부 차원의 강한 경기부양책도 기대하기 어렵다.

위 내용을 주식시장에 대입하면 다음과 같다. 미국향 수출 업종을 제외한 그 외 수출 업종 또는 내수 업종은 투자 매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미국향 수출 업종에 투자하는 것 또한 쉽지 않은 결정이다. 최근 AI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반도체 업종을 필두로 관련된 많은 종목들이 이미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선 때때로 역발상이 도움이 되기도 한다. 내수 소비 업종 중에 경기가 부진할 때 역으로 반사 이익을 누리는 기업들이 있다. 소위 가성비, 불황형 소비와 연관된 기업이다. 경기둔화 시기에는 가벼워진 주머니 사정으로 가성비 또는 불황형 소비 행태가 나타난다. 가성비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의 실적이 오히려 개선되는 경향이 있다.

신년 소비 계획에 대한 설문에서 MZ세대의 65%가 가성비 소비를 실천하겠다고 응답하였으며, 최근 등장한 중국 초저가 온라인 쇼핑몰에 대한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SPA 브랜드 의류, 인디브랜드 화장품, 저비용항공사 등을 주목해볼 만하다. 또한 중국 초저가 온라인 쇼핑몰과 관련하여 물류를 담당하는 택배 기업도 눈에 띈다. 역발상을 통해 가성비에 주목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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