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시장 일본의 독주, 쳐다만 보는 제네시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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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0만 원' 토요타·렉서스 독점
ES 300h 등 약 1만 5000대 판매
약 1억 원 ‘알파드’ 대기만 6개월
제네시스 2.5L 터보 하이브리드
테스트 일정 고려 2026년 출시

렉서스 ‘ES 300h’ 렉서스 ‘ES 300h’
제네시스 ‘GV 80 쿠페’ 제네시스 ‘GV 80 쿠페’

최근 전기차 시장이 주춤하고 하이브리드가 다시 뜨면서 국내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이 향후 몇년간 고급 하이브리드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중저가 시장을 위한 하이브리드 시장은 기존 개발된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충분하지만 6000만 원대 이상의 고급 하이브리드 시장은 아직 시스템이 개발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5일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가 6000만 원대 이상의 토요타와 렉서스 하이브리드 모델은 대략 1만 5000대 가량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7종의 하이브리드를 국내 출시했는데, 하이브리드 인기와 함께 주요 모델별로 판매량이 많게는 140%까지 증가했다.

고급 하이브리드 시장은 일본차 중에 혼다차는 없고,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등 다른 브랜드의 경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여서 사실상 토요타·렉서스가 독점하고 있다.

렉서스 브랜드에서 6000만 원이 넘는 모델은 ‘ES 300h’와 ‘NX 350h·450h+’, ‘RX 350h·450h+·500h’ 등으로 지난해 이들 모델들의 총 판매량은 1만 2000대가 넘는다.

ES 300h는 지난해 판매량이 전년보다 61% 증가한 7839대를 기록하면서 수입 하이브리드 판매 1위에 올랐다. NX 350도 전년 대비 140% 증가한 2383대가 팔렸다.

토요타의 경우에도 6000만 원이 넘는 모델은 ‘시에나 하이브리드’와 ‘알파드 하이브리드’, ‘크라운 듀얼부스터 하이브리드’, ‘하이랜드 하이브리드’ 등으로 지난해 3200대 넘게 팔렸다. 지난해 출시된 9920만 원짜리 알파드 하이브리드는 당초 큰 기대를 걸지 않았지만 현재 계약후 대기만 6개월이 걸릴 정도로 인기다.

토요타와 렉서스는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9종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올해 사상 최대인 1030만 대 생산 계획을 세우고 있다. 토요타자동차의 도요타 아키오 회장은 “전기차 점유율은 30%를 넘기지 못할 것이며 나머지 70%를 하이브리드차 등이 차지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와 관련, 제네시스는 2022년 발표한 “2025년 이후 모든 신차는 전기차로 출시한다”는 전략을 최근 수정하고 하이브리드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

제네시스가 개발하는 하이브리드는 후륜구동용 2.5L 터보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개발과 테스트 등을 감안하면 출시시기는 2026년이 넘어야 가능할 듯하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는 그나마 중소형 하이브리드 시장은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미국이나 유럽차의 경우 이마저도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제네시스 브랜드로는 하이브리드보다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로 방향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자동차융합기술원 이항구 원장은 “2030년 정도까지는 하이브리드가 증가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유럽에서 2035년부터 하이브리드 판매금지를 결정했고, 중국이 지난해 전기차 950만대 생산한 것을 감안하면 결국 전기차 시장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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