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충돌’ 계속하는 이재명, PK 선거지원 올 수 있나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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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와 민주당, PK에서 지지율 약세 …공천 관련 친문 반발도 계속
‘친문 본산’ PK, 공천 파동에 부글부글…지방의료 홀대 등 전력도 문제

문재인 전 대통령이 6일 오후 경남 양산 평산책방 앞에서 더불어민주당 경남지역 총선 후보들을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문재인 전 대통령이 6일 오후 경남 양산 평산책방 앞에서 더불어민주당 경남지역 총선 후보들을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더불어민주당에서 ‘문명(문재인·이재명) 충돌’이 계속되면서 부산·울산·경남(PK) 지역 당 지지율이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친노(친노무현), 친문(친문재인)의 ‘본산’인 PK에서는 ‘친문 배제’ 공천 논란에 대해 특히 민감한 반응이다. 공천파동에 따른 여론악화가 계속될 경우 이재명 대표가 PK지역 ‘지원유세’를 하기도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 공천파동 이후 PK지역 당 지지율은 상대적 약세다. 연합뉴스와 연합뉴스TV가 공동으로 여론조사 업체 메트릭스에 의뢰해 지난 2∼3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정례 여론조사(표준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무선 전화면접 100% 방식, 응답률 11.7%,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에서 PK지역 정당 지지율은 국민의힘 54%, 민주당 22%였다. 지난달 3∼4일 실시한 직전 조사와 비교하면 PK지역 양당 지지율 격차는 28%포인트에서 32%포인트로 확대됐다. 특히 국민의힘이 과반을 넘기면서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

PK지역 차기 대권주자 지지율에서도 격차가 확대됐다. PK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에 대한 지지는 45%로 민주당 이재명 대표(19%)의 두 배가 넘었다. 양자 간 지지율 격차는 지난달에 21%포인트였으나 이번엔 26%포인트로 늘었다.

민주당과 이 대표 지지율이 동반 하락하면서 민주당의 ‘험지’인 PK에서는 비상이 걸렸다. 중앙당과 이 대표가 갈 길 바쁜 후보들에게 부담이 되는 상황이 만들어진 탓이다. 이 때문에 민주당 PK 후보들은 당의 공천은 물론 이 대표에 대해서도 언급 자체를 자제하고 있다.

PK후보들은 대신 문재인 전 대통령의 영향력에 기대는 모습이다. 민주당 경남지역 총선 후보들은 6일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책방을 방문해 문 전 대통령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문 전 대통령은 “여러분들의 결단에, 출사표에 대해서 나도 온몸으로, 온 마음으로 응원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후보들은 과거에도 선거를 앞두고 중앙당 지원 유세를 거부하며 ‘지역밀착형' 행보를 편 바 있다. 중앙당 인사들이 지원에 나서서 득표에 도움이 되지 않는 판단에서였다. 이 때문에 이번 총선에서도 이 대표의 PK지역 지원 유세는 한정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부 ‘찐명’ 후보들 이외에 이 대표의 지원 유세를 요청할 후보들이 없다는 분석이다.

민주당 공천에 대한 PK 친문세력의 ‘분노’도 이런 전망에 힘을 싣는다. 공천 논란과 관련, 친명(친이재명)계에선 “PK현역은 모두 단수공천”이라며 ‘친문 배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PK 현역의원들은 공천배제가 어려운 단수신청자였다.

부산에서도 전략공천이 결정된 지역에서는 반발이 거셌다. 수영의 경우 강윤경 지역위원장이 컷오프되고 유동철 교수가 전략공천되자 친문계에서 극렬하게 반발했다. 친문계 핵심인 한 인사는 “이게 말이 되는 공천이냐”면서 “공천을 왜 이런 식으로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친노, 친문이 대다수인 PK지역 현역의원의 경우 공천파동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는 방식으로 이 대표와 ‘거리두기’를 하고 있다.

이 대표도 PK지역 선거와 관련해선 간접 지원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 대표는 6일 페이스북을 통해 “험지에 뛰고 있는 세 명의 여성 후보들에게 힘을 보태달라”며 사천남해하동의 제윤경 후보, 밀양의령함안창녕의 우서영 후보, 울산 남갑의 전은수 후보를 지목했다.

이 대표는 “척박한 험지에서 발로 뛰고 있는 이 분들이 민주당의 뿌리”라면서 “세 명의 자랑스러운 민주당 후보들이 꺾이지 않고 민주당을 알릴 수 있도록 더 용기 있게 국민께 호소할 수 있도록 여러분의 마음을 모아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헬기 이송’으로 ‘지방의료 홀대’ 논란을 일으켰던 이 대표의 PK지역 후보 지원이 얼마나 큰 효과를 볼지에 대해선 분석이 엇갈린다.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한 이후에는 이 대표가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 선거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돼 PK지역 지지 유세에 직접 나설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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