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노골적 구애, 30위 ‘벽’ 뚫을 수 있을까?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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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중 국제금융도시 순위 발표
진흥원, 지옌과 잇달아 공동 행사
3년간 30위권 갇힌 순위 영향 분석
진흥원 "순위와 상관없는 연구"

이달 중 국제금융도시 순위 발표를 앞두고 부산시가 순위 선정 기관에 ‘러브콜’을 보내 순위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달 부산국제금융진흥원이 지옌과 개최한 웹 세미나. 부산국제금융진흥원 제공 이달 중 국제금융도시 순위 발표를 앞두고 부산시가 순위 선정 기관에 ‘러브콜’을 보내 순위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달 부산국제금융진흥원이 지옌과 개최한 웹 세미나. 부산국제금융진흥원 제공

이달 중 국제금융도시 수준을 평가하는 지표인 글로벌 금융센터지수(GFCI) 발표를 앞두고 부산이 ‘노골적 구애’를 펼치고 있다. 지수 발표를 주관하는 기관과 최근 들어 공동 세미나 등을 잇달아 진행하며 부산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 3년간 30위권 인근을 벗어나지 못했던 부산시는 20위권 진입을 노리지만, 국제 순위보다는 문현 혁신지구 기능 강화, 글로벌 금융 허브 도시에 맞는 방향성 설정 등 금융도시 내실 갖추기를 우선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7일 부산시 출자 기관인 부산국제금융진흥원(이하 진흥원)에 따르면 진흥원은 오는 11일 부산 글로벌 금융허브 설명회를 웹 세미나 형식으로 개최한다. 설명회는 런던 소재 컨설팅 기관인 지옌과 진흥원이 공동 주최한다. 행사에서는 지옌 CEO가 격려사를 진행하고 진흥원이 부산의 글로벌 허브도시 조성 계획 등을 소개한다.

올해 들어 진흥원은 지옌과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 14일 진흥원은 지옌과 웹 세미나 형태로 지난해부터 공동연구를 진행한 ‘부산의 해양금융중심지 활성화 방안 연구’를 발표하기도 했다. 진흥원은 한 달 사이에 두 차례나 같은 기관을 대상으로 웹 세미나를 진행한다.

또 진흥원은 이달부터 매월 지옌의 뉴스레터에 부산 소식을 게재한다. 지옌의 금융센터지수 발표도 오는 9월 부산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사실상 지옌에 ‘부산 알리기’를 집중하는 모양새다.

금융권에서는 부산 국제금융도시 연구, 발전 방안 도출 등의 업무를 맡는 기관인 진흥원이 지옌에 공을 들이는 것이 금융센터지수와 강한 연관성이 있다고 분석한다. 지옌은 금융센터지수를 매년 3월과 9월 발표하고 시는 이 수치를 금융도시 부산의 수준을 가늠하는 척도로 판단하고 있다.

금융센터지수는 국제기구가 발표하는 138개 통계지표를 활용해 △인적자본 △기업환경 △금융 부문 발전 △기반시설 △평판·일반요소 5개 분야를 기준으로 산출된다. 정성평가는 24개월 이내 세계 2000여 명의 금융전문가 대상 온라인으로 설문조사한다.

가장 최근 발표인 지난해 9월 발표에서 부산은 704점으로 33위에 올랐다. 부산은 2021년 하반기부터 33위→ 30위→29위→37위→33위로 순위가 큰 상승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시는 이달 발표에서 20위 중반권 진입을 희망하지만, 6개월 전 최근 발표 때와 달리 국제금융도시 내 눈에 띄는 변화는 없어 비약적인 상승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부산시 금융 싱크탱크로 불리는 진흥원의 역할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된다. 진흥원은 2020년 부산시, 부산 이전 금융 공기업 5곳과 부산은행, 해양진흥공사로부터 매년 27억 원의 분담금을 받아 운영된다. 매년 30억 원에 가까운 예산이 투입되지만 설립 4년 동안 뚜렷한 도시 방향성 제시나 어젠다 세팅보다는 해외에 부산 알리기에 집중해 정체성이 모호해졌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역 금융권 관계자는 “진흥원이 연구자들로 구성된 기관인만큼 국제 금융도시 부산을 알리는 역할보다는 시, 금융공기업 등에 어젠다를 제시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국제금융진흥원 이명호 원장은 “지옌은 순위를 발표하는 기관이지 선정하는 기관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순위에 얽매이지 않고 지옌이 금융 중심지에 관심 있는 기관, 도시에 영향력이 있는 만큼 함께 공동 연구 등을 진행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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