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관문 부산항 ‘지킴이’ 부산세관, 54년 만에 새단장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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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준공 노후·안전사고 우려
12일 청사 리모델링 착공식 개최
역사성·건축 가치 최대한 유지
지상 5층 규모로 내년 9월 준공
상징성 큰 옛 청사 복원도 추진

1970년에 준공된 부산세관 청사 리모델링 착공식이 12일 오전 부산 중구 부산본부세관에서 열렸다. 내빈들이 착공식 기념 시삽을 하고 있다(위). 리모델링된 건물 조감도. 김종진 기자 kjj1761@·부산본부세관 제공 1970년에 준공된 부산세관 청사 리모델링 착공식이 12일 오전 부산 중구 부산본부세관에서 열렸다. 내빈들이 착공식 기념 시삽을 하고 있다(위). 리모델링된 건물 조감도. 김종진 기자 kjj1761@·부산본부세관 제공

국내 최초 근대항인 부산항을 반백 년 넘게 지켜온 부산세관 청사가 새 단장에 나선다. 역사성과 건축 가치를 최대한 유지하면서 업무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54년 만의 리모델링 공사다. 2025년 준공되면 북항과 함께 지역의 랜드마크로 거듭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관세청 부산본부세관(이하 부산세관)은 12일 오전 11시 부산 중구 중앙동 부산세관 청사 앞에서 리모델링 착공식을 개최했다. 부산세관 청사 리모델링 사업은 연면적 1만 8318㎡(지하 1층~지상 5층) 규모로 사업비 315억 원이 투입되며 내년 9월 준공 예정이다. 석면 마감재 철거, 외벽 단열 보강, 냉난방 시설 교체 등을 통해 업무 환경을 개선하기 위함이다. 부산세관은 리모델링 사업으로 인해 지난해 10월부터 인근 임시청사에서 업무를 이어가고 있다.

부산세관 청사는 1970년 10월에 준공돼 건축된 지 50년이 넘었다. 낡은 건물이 풍기는 고풍스러운 분위기 덕분에 2012년 영화 ‘범죄와의 전쟁’을 촬영하는 등 근현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 촬영지로 각광받기도 했다. 하지만 건물 곳곳이 노후하면서 안전사고 위험이 커졌고, 부산세관은 2021년 청사가 가진 역사성과 건축적 가치를 고려해 기존 청사의 뼈대를 유지하는 리모델링에 나섰다.

장웅요 부산세관장은 “이번 청사 리모델링 사업은 부산세관이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는 변화의 첫걸음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새로운 청사에서 스마트한 관세행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북항 재개발과 함께 지역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부산세관은 1911년부터 1979년까지 존재했던 옛 부산세관 청사 복원도 추진한다. 옛 부산세관 청사는 2층 구조에 4층 높이의 탑신이 있는 르네상스 양식의 건물이다. 러시아산 붉은 벽돌과 스테인드글라스 등 1910년대 최고급 자재로 지어졌다. 옛 부산우체국, 옛 부산역과 더불어 개항 이후 부산을 대표하는 3대 건축물로 꼽혀 1973년 부산시 지방문화재에 지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1979년 부산대교 건설 과정에서 도로 확장을 위해 철거돼 현재는 흔적조차 찾기 어려운 상태다.

부산세관은 옛 청사가 역사적 상징성이 있다 보고 현 청사 바로 뒤편에 복원할 계획이다. 또한 부산과 관련된 역사와 문화를 전시하여 시민이 보고 즐길 수 있는 시설로 활용할 방침이다.

부산세관 관계자는 “군산 세관, 일본 요코하마 개항기념회관, 상해 세관 옛 청사 등 국내외 세관 건물은 지역의 대표적인 역사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다”면서 “아직 확정된 것은 없지만 옛 부산세관 청사를 최대한 원형에 가깝게 복원해 이후 등록문화재 등록까지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산세관은 140년 동안 우리나라 최초 근대항인 부산항의 관문 역할을 해왔다. 1883년 부산 중구 동광동 부산데파트 자리에 ‘부산 해관(세관)’이 설치되며 부산세관의 역사가 시작됐다. 정부 수립 직후인 1949년 세관관서 설치법에 따라 부산세관이 설치됐고, 1980년 6월에는 부산본부세관으로 승격하며 김해·제주세관도 관할했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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