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악재 ‘공천 파동’ 잦아들면서 PK 민심도 ‘원 위치’ 되나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지난달 민주당 열세 뚜렷했던 정당 지지율 다시 경합 양상
본보 중·동부산 9개 지역 조사서 조국혁신당 강세, 원도심애서도 ‘접전지’ 나와
서부산 국힘 상승세도 주춤, 야권 ‘정권 심판’ 고리로 치고 오르는 양상이라는 분석


부산일보DB 부산일보DB

제22대 총선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거대 양당을 바라보는 여론 지형이 또 한 번 변곡점을 맞았다. ‘비명횡사’로 상징되는 더불어민주당의 ‘공천 내홍’이 소강 국면을 보이면서 2월 한 달 간 지속됐던 국민의힘 강세가 다시 ‘원 위치’하는 양상이다. 특히 조국혁신당이 민주당 공천에 실망한 야권 지지층을 흡수하면서 ‘정권 심판론’을 매개로 한 야권 지지층이 결집도가 강화되는 분위기다. 부산·울산·경남(PK) 역시 최근 <부산일보> 등의 여론조사에서 상대적으로 보수세가 강한 부산 원도심에서 접전 양상이 나타나고 있고, ‘낙동강벨트’에서도 여당의 상승세가 주춤하는 등 비슷한 기류가 나타나고 있다.

13일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7~8일 전국 18세 이상 100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P), ARS방식)에서 국민의힘은 41.9%, 더불어민주당은 43.1%로 조사됐다. 직전 조사 대비 국민의힘은 4.8%P 하락했고, 민주당은 4.0%P 상승했다. 민주당 공천 파동이 고조됐던 2월에는 리얼미터를 비롯해 각종 여론조사에서 정당 지지율에서 국민의힘 강세가 뚜렷했는데, 이런 추세가 바뀐 것이다. 특히 비례정당 지지율 조사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조국혁신당과 민주당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의 지지세를 합하면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를 앞서는 결과가 공통적으로 도출되고 있다. 조국혁신당이 ‘반국민의힘·비민주당’ 성향층을 결집하는 역할을 하면서 상대적으로 민주당 계열의 ‘파이’를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최근 국민의힘과 민주당 지지율이 다시 붙고 있는 건 지지층 결집 때문”이라며 “공천 파동으로 민주당에서 떨어져나와 헤매던 표심이 조국혁신당으로 결집하면서 동시효과로 민주당으로 돌아온 표심도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는 PK도 마찬가지다. 지역 야권의 주력이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인 이 지역에서도 ‘친문 학살’에 대한 반발이 조국혁신당에 대한 강한 지지세로 나타나고 있다. 조국혁신당은 이번 <부산일보>와 부산MBC의 중·동부산 9개 지역구 여론조사(8~9일, 만 18세 이상 남녀 4538명 대상,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3~4.4%P, ARS)에서 9개 지역 평균으로 20.0%의 지지를 얻어 15.9%인 더불어민주연합을 앞섰다. 특히 보수 지지층이 주축인 국민의미래와 개혁신당의 9개 지역구 지지율의 평균값 합은 48.1%이고, 야권 계열인 더불어민주연합과 조국혁신당, 새로운미래의 지지율 평균갑 합은 40.2로,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지지율 격차인 20%P에 비해 크게 좁혀졌다. 조국혁신당의 등장하면서 민주당 지지를 철회한 야권 지지층이 다시 정권 심판 대열에 합류한 셈이다.

같은 조사에서 지역구 여야 후보 가상대결 역시 전반적으로는 국민의힘 후보들의 강세가 두드러졌지만, 기장군과 중·영도, 원도심인 부산진갑은 오차범위 내 접전 양상이었다. 야당 강세 지역인 ‘낙동강 벨트’까지 포함하면 접전 지역이 훨씬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이 지역 내 ‘반 이재명’ 기류를 감안, 부산 18석 전석 석권을 자신하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은 편이다.

실제 뉴스1·한국갤럽의 부산 북갑 지역구 조사(8~9일, 511명 대상,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4.4%P, 무선전화 면접)에서 민주당 전재수 후보가 48%, 41%인 국민의힘 서병수 후보를 오차범위 내지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고, YTN·엠브레인퍼블릭의 경남 양산을 지역구 조사(9~10일, 503명,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P, 전화 면접)에서도 민주당 김두관 후보 41%, 국민의힘 김태호 후보 34%로, 김두관 후보가 오차범위 내 우위를 보였다. 물론 뉴스토마토·미디어토마토의 양산을 조사(10~11일, 501명,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P, ARS)에서는 김태호 후보 47.3%, 김두관 후보 41.1%로 정반대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그만큼 혼전 양상이라는 것이다.

부산 정치권 관계자는 “지난 한 달 간 민주당의 최대 악재였던 공천 파동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가면서 지역 내 분위기도 사뭇 달라지는 느낌”이라며 “여당이 ‘이재명 반사이익’으로 압승 구도를 만들기에는 윤석열 정권에 대한 반감도 만만찮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