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한길 고래연구소, 세계 석학과 새 연구 방향 찾는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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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과원 고래연구소 개소 20주년
해양보호종 지정·고래 보존 기여
21일 전문가들과 심포지엄 열어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서 헤엄치는 남방큰돌고래. 연합뉴스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앞바다에서 헤엄치는 남방큰돌고래. 연합뉴스

개소 20주년을 맞은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가 연구 범위와 수준을 확장하기 위해 세계 전문가들과 머리를 맞댄다.

수과원 고래연구소는 오는 21일 울산 동구 호텔 현대 바이 라한에서 개소 20주년을 맞아 해양포유류 연구 발전을 위한 국제심포지엄을 연다. 울산 장생포에 있는 고래연구소는 해양포유류를 연구하는 국내 유일의 국가 연구기관이다. 2004년 2월 1일 고래연구센터로 처음 설립됐다.

고래연구소는 향후 20년 동안의 연구 방향을 설정하고 국가 간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국제 심포지엄을 마련했다. 미국, 일본, 호주의 고래연구자를 비롯해 국제포경위원회 과학위원회 부의장인 린드세이 포터 박사 등이 참석해 고래 연구 추세와 그간의 성과를 공유할 전망이다. 구체적으로는 △북태평양 귀신고래 연구 △오호츠크해 고래 목시 조사 △한국 해양포유류 연구 변천사 △최근 일본 고래 연구 활동 △고래류 연구의 혁신 등에 대해 발표한다. 이어 해양포유류 정책 담당자, 젊은 과학자들이 국내 해양포유류 보존·연구 발전 방안에 대해 토론할 예정이다. 심포지엄에는 국외 전문가뿐 아니라 해양수산부·수과원 고래연구소 연구자, 국립해양생물자원관·해양환경공단 업무 담당자, 민간 연구자, 시민단체 등도 참석한다.

고래연구소는 지난 20년간 해양보호생물 관련 정책을 수립하는데 필요한 연구들을 해왔다. 음향, AI(인공지능) 등을 활용해 고래류 생태를 조사하거나 혼획·좌초된 고래류의 유전학적 특성을 연구하기도 했다. 더불어 고래류가 출현하는 곳의 지리정보와 환경을 분석했다. 올 1월에는 우리나라 동해에서 국제적 멸종 위기종인 참고래와 향고래 수가 늘어난 점을 처음 확인했다. 항공 조사를 통해 충남 태안군과 전남 진도군 사이 연안에 상괭이 4500마리가 분포하고 있다는 점도 파악했다. 올해부터는 고래 분포 현황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선박 조사 횟수를 기존 2회에서 6회로 늘렸으며, 동해에 처음 항공 조사도 도입한다.

고래연구소 박겸준 연구관은 “고래 보존 여부나 해양보호생물 지정에 필요한 근거 조사들을 진행해왔고,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관련 정책들이 수립됐다”고 말했다.

최용석 국립수산과학원장은 “고래류는 대표적인 해양포유류로서 이제 이용에서 보전의 대상으로 바뀌었다”면서 “지난 20년간 만들어낸 해양포유류에 대한 연구성과를 발판으로, 해양생태계 보전에 중심적 역할을 하는 국제적인 해양포유류 연구기관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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