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 17년 만에 금리 인상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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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스 금리’ 8년 만에 해제
물가·임금 상승 선순환 주원인

1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엔화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1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엔화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17년 만에 금리를 인상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일본은 이례적인 ‘마이너스 금리’ 정책에서 8년 만에 탈출하게 됐다.

19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은행은 이날까지 이틀간 진행된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대규모 금융완화’의 핵심인 마이너스 금리 정책 해제를 결정했다.

앞서 일본은행은 2016년 2월에 도입한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통해 은행이 돈을 맡기면 -0.1%의 단기 정책금리(당좌예금 정책잔고 금리)를 적용해 왔다. 하지만 이번에 0.1%포인트(P) 올려 단기금리를 0∼0.1%로 유도하기로 했다.

또 일본은행은 대규모 금융완화를 위해 추진해 왔던 수익률 곡선 제어(YCC)를 폐지하고 상장지수펀드(ETF)와 부동산투자신탁(REIT) 매입도 중단하기로 했다. 일본에서 ‘장단기 금리 조작’이라고 하는 YCC는 금리 변동 폭을 설정하고 금리가 이 범위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국채를 대량 매입하는 정책으로 2016년 9월 도입됐다.

일본은행은 그동안 단기금리를 -0.1%로 동결하고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를 0% 정도로 유도한다는 방침을 고수했지만, 장기금리 변동 폭을 조금씩 확대해 왔다. 이번에 YCC 정책을 폐지하면서 1%로 정했던 장기금리 변동 폭 상한선을 없애고 금리 변동을 용인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일본은행의 이날 결정은 그간 마이너스 금리 정책 변경의 주된 조건으로 강조해 온 ‘물가 상승과 임금 상승의 선순환’이 확인된 결과로 보인다. 일본은행은 물가 상승률 목표치를 2%로 제시해 왔는데, 지난해 일본의 소비자물가지수(신선식품 제외)는 3.1% 오르며 1982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또 일본 최대 노동조합 조직인 ‘렌고(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는 지난 15일 중간 집계에서 평균 임금 인상률이 작년 같은 시점보다 1.48%P 높은 5.28%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이는 5%를 웃도는 것은 1991년 이후 33년 만이다.

교도통신은 “일본은행이 대규모 금융완화 정상화에 착수하면서 금융정책은 역사적인 전환점을 맞았다”고 평가했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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