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되고 나면?’ 질문에 여야 모두 “세비는 줄이고 특권은 놓겠다” [4·10 총선 즉문즉톡]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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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선 도전 서병수 “여야 단합대회”
기장 외나무 대결 최택용·정동만
당원·군민 등과 소통 이벤트 약속
공항 의전실 사용 중단 내걸기도

22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부산 후보들이 여의도에 입성하면 무엇이 가장 하고 싶을까. <부산일보>는 일주일의 시작인 지난 18일 출근길 인사가 끝났을 무렵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부산 후보들 35명에게 ‘기분 좋은’ 당선을 가정한 버킷리스트 그리고 이것만큼은 절대 하지 않겠다는 것을 알려달라고 ‘톡’을 날렸다.

■단합대회·모든 의원과 밥 한 끼

6선에 성공하면 국회의장을 노릴 수 있는 국민의힘 서병수 북갑 후보는 “여야 국회의원 300명이 모두 참여하는 전체 단합 대회”라고 말했다. 소통과 타협의 국회를 만들고, 정쟁 없는 국회를 만들자는 다짐을 하기 위한 자리를 만들고 싶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같은당 이헌승 부산진을 후보도 “여야 국회의원 299명 모두와 밥을 먹겠다”고 했다. 여야의 극단적인 대치로 사상 최악 국회로 평가받는 21대 국회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 이념을 막론하고 모든 의원과 소통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후보 다수가 소통과 관련한 내용을 소망 목록으로 올렸는데, 기장에서 양자 대결이 확정된 민주당 최택용, 국민의힘 정동만 후보 두 사람은 ‘닮은 듯 다른’ 희망 사항을 말해 이목을 끌었다. 최택용 후보는 “기장군 민주당 당원들이 지겨운 원외 지역위원장이 아니라 기장군 최초 민주당 국회의원과 정기적으로 맥주데이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정동만 후보는 “17만 전 기장군민과 모두 악수를 하겠다”며 지역 주민들과의 스킨십을 강조했다.

재선 시의원, 구청장 등을 지낸 풀뿌리 민주주의 산증인인 민주당 최형욱 서동 후보의 “상설 정치 아카데미를 개설해 지역 정치인을 발굴하고 교육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소망은 실현이 기대되는 톡이었다.

과거 추억과 관련한 이색 목록도 있었는데, 민주당 유동철 수영 후보는 김홍신 전 의원 보좌진으로 근무했던 시절을 회상하며 “당시 사무실로 이용했던 의원회관 302호에서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국회의원들이 빛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보좌진들을 위해 국회 식당에서 ‘밥퍼’ 봉사활동을 하겠다”는 국민의힘 정성국 부산진갑 후보의 답변도 눈길을 끌었다.

■여야 모두 특권 내려놓기 한목소리

‘국회의원이 되면 OOO은 절대 하지 않겠다’의 빈칸을 채워달라는 요청에는 특권 내려놓기와 관련한 대답이 줄 이었다.

민주당 홍순헌 해운대갑 후보는 “세비 인상에 동의하지 않고 공항의전실도 이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밝혔다. 같은 당 유동철 수영 후보도 “세비 인상은 절대 없다”는 입장을 명확히 밝혔다. 민주당 이재성 사하을 후보는 “외유성 출장을 절대 가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국민의힘 조경태 사하을 후보와 같은 당 김대식 사상 후보는 “불출석은 절대 하지 않겠다”는 같은 답을 내놨다.

나날이 심화되는 정치 혐오에 대해 문제 의식을 드러낸 답변들도 있었다. 재선을 노리는 국민의힘 이성권 사하갑 후보는 “‘막말’은 절대 하지 않겠다”고 말했는데,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선정적이고 과도한 언행으로 실망을 주는 정치문화를 바꾸고 싶다는 게 그의 목표다. 같은 당 김미애 해운대을 후보도 마찬가지로 “막말은 절대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당선 이전과 이후 달라지지 않겠다는 다짐이 드러난 대답들도 있었는데, 민주당 이현 부산진을 후보는 “감사함과 초심을 잊지 않겠다”고 했으며 같은당 정명희 북을 후보는 “변명과 말바꿈은 절대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백종헌 금정 후보는 “권력에 절대 취하지 않겠다”고 해 주목받았다.

이 밖에도 여야 모든 국회의원과 밥을 먹겠다고 한 국민의힘 이헌승 후보는 “혼밥, 혼술을 하지 않겠다”고 말해 일관성 있는 모습을 보였다. 신생 선거구 북을에 도전장을 내민 국민의힘 박성훈 후보는 부산 ‘97세대’(1990년대 학번·1970년대 출생) 대표 주자 답게 “보좌진들 휴가 사유를 절대 묻지 않겠다”며 “창의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대, 재충전으로 창의적으로 신나게 일하는 사무실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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