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대·약대·한의대·수의대 계열, 모집 정원 못 채울 수도”
이과 최상위권 ‘의대 쏠림’ 여파
수능 최저등급 하락 등 변화 예상
이공·자연계열 합격선 낮아질 듯
2025학년도 대학 입시부터 전국 40개 의대 모집 정원이 2000명 늘면서 치대와 약대, 한의대, 수의대를 비롯해 상위권 대학 의약계열·이공계열·자연계열 입시가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들 계열에 진학하려던 상위권 학생 중 상당수가 의대로 몰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들 학과에는 학생 지원이 대폭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들 계열 합격선도 다소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5개월 여 앞으로 다가온 수시모집에 대비한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올해 대입부터 전국 40개 의대는 지난해 3058명보다 2000명 늘어난 5058명의 신입생을 선발한다. 2000명은 전국 치대·약대·한의대·수의대(이하 치·약·한·수) 2025학년도 모집 예정 정원 3550명의 56%에 해당하는 많은 인원이다.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모집 예정 정원은 △치대 608명(11개 대학) △약대 1676명(32개 대학) △한의대 757명(6개 대학) △수의대 509명(8개 대학)이다.
치·약·한·수는 이과 계열 최상위권 학생에게 의대에 이어 인기가 높은 계열이다. 올해부터 의대 정원이 2000명 늘어나면서 치·약·한·수에 진학할 수 있는 성적을 가진 학생이라면 의대 진학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치·약·한·수 계열 신입생 모집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입시 전문가들은 올해 각 대학이 치·약·한·수 계열 모집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 부산시교육청 학력개발원 진로진학센터 강동완 교육연구사는 “치·약·한·수 계열에 지원하려던 수험생 상당수가 의대로 지원할 것으로 보이면서 치·약·한·수 계열 학생 모집이 어려울 수 있다”고 예상했다.
치·약·한·수 계열 수시모집에서 정하고 있는 수능 최저등급도 낮아질 수 있다. 현재 치·약·한·수 계열 상위권 대학은 수시모집 수능 최저등급을 국어·영어·수학·과학 중 3개 과목 등급 합 5~6등급으로 정하고 있다.
이공계열·자연계열 입시도 변화가 예상된다. 늘어나는 의대 정원 2000명은 서울대·연세대·고려대 이공계열 모집 정원(4882명)의 40%에 달한다. 의대 정원 증원으로 고3 수험생은 물론 상위권 대학 이공계열·자연계열 재학생 중 의대 진학을 위해 반수를 선택하는 학생도 상당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종로학원 임성호 대표는 “상위권 수험생의 의대 쏠림으로 주요 대학 이공계열·자연계열 합격선이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치·약·한·수 계열은 물론 상위권 대학의 이공계열·자연계열 합격선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들 계열을 희망하는 고3 수험생들이라면 수능 등급을 올리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특히 5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수시모집을 준비 중인 학생이라면 수능 최저등급을 신경써야 한다. 정시모집 역시 수능 최저등급을 맞추기 위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강동완 교육연구사는 “치·약·한·수 계열과 상위권 이공계열·자연계열 수시모집을 준비 중인 학생은 수능 최저등급을 맞추려면 절대평가인 영어 과목에서 1등급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연구사는 “이들 계열의 정시모집에서는 수학 영역이 당략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남은 준비 기간에 수학 점수를 끌어올리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