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공업 요람 창원국가산업단지… 디지털 산단 재도약 ‘날갯짓’ [지방시대! 남부권이 연다]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창원국가산단 첨단화 추진

창원시, 50주년 맞아 새 비전 제시
4차 산업혁명 걸맞은 변화 ‘시동’
스마트화·공간재편 등 전략 수립

경남 창원국가산업단지의 영광과 번영을 상징하는 ‘정밀공업진흥의탑’이 자리한 창원시 성산구 신촌광장 전경. 창원시 제공 경남 창원국가산업단지의 영광과 번영을 상징하는 ‘정밀공업진흥의탑’이 자리한 창원시 성산구 신촌광장 전경. 창원시 제공

지난 반세기 동안 국내 기계공업 요람으로서 경제 성장과 번영의 한 축을 맡아온 경남 창원국가산업단지가 내달 설립 50주년을 맞는다. 그간 국내외 경제 여건 악화에 혹한기를 겪은 창원국가산단은 민선 8기 들어 방산을 중심으로 조금씩 온기가 돌더니 지난해 생산액은 사상 처음으로 60조 원대를 돌파, 수출액은 180억 달러대를 기록하는 등 변곡점을 맞고 있다.

창원시는 오는 4월 23일부터 27일까지 ‘창원국가산단 50주년 기념 주간’을 지정하고 미래 50년을 위한 새로운 비전과 마스터플랜을 새롭게 마련한다.

1970년대 초까지 우리나라 경제는 경공업 수출이 떠받치고 있었지만 다른 개발 도상국들의 해외 시장 진출이 확대되면서 경쟁력 한계에 부딪혔다. 이에 박정희 전 대통령은 기계·조선·화학 등 6대 전략업종 육성계획을 발표, 공업단지 조성에 나섰다. 전국 여러 후보 도시를 두고 저울질하던 중 동남권 주변 도시와 교통이 편리한 지역, 중량물 공장 건설이 적합한 지반, 공업·생활용수 등 취수가 쉽다는 장점, 주거용지 공급이 원활한 점 등 산업입지로서 월등한 조건을 갖춘 창원이 선정됐다.

1973년 9월 박 전 대통령의 ‘창원기계공업기지 건설에 관한 지시’가 하달되고, 이듬해 4월 1일 건설부 고시 제92호에 따라 창원국가산단의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됐다. 규모는 1400만 평의 주거지역과 300만 평의 공장용지로 구성돼 조성됐다.

1975년 밸브를 생산하는 부산포금을 가동한 것을 시작으로 70년대 후반에는 금성사·대우중공업·기아기공·한국종합특수강·부산제철·삼성중공업 등 대형업체들이 들어서면서 창원국가산단은 기계공업의 메카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산단은 중화학공업 육성과 수출 100억 달러 달성이라는 1970년대 정부 목표 등과 맞물리며 성장을 거듭했다. 생산액은 1994년 10조 원을 넘어 2015년에는 58조 원을 기록했다. 수출도 1987년 10억 달러 돌파에 이어 2005년 100억 달러, 2012년에는 239억 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산단은 근래 들어 노후화 등의 문제에 직면했다. 주력산업도 큰 위기를 맞았다. 방위산업 분야는 어렵게 현상 유지를 해왔으나, 지난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원자력 산업에 큰 타격을 입혔다. 실적 역시 추락을 거듭했다. 산단 생산액은 2011년에 55조 원을 기록하다 10년 새 45조 원으로 10조 원이 줄었고, 같은 기간 수출액도 233억 달러에서 123억 달러로 떨어졌다.

창원시는 민선 8기 들어 창원국가산단 설립 50주년을 맞아 미래 50년 ‘터닝포인트’가 될 전략적 비전 수립에 돌입했다. 시는 지난해 3월 산업계·학계·유관기관 등의 전문가 20명으로 구성된 ‘창원국가산업단지 50주년 발전협의회’를 출범시켰다. 협의회는 여러 차례에 걸친 논의 과정에서 창원국가산단 발전을 위한 스마트화·인재양성·가동률 제고·공간 재편·도시인프라 확충·창업 지원 등 6대 발전 전략을 제시했다.

시는 올 1월 ‘창원국가산단 지정 50주년 기념사업 추진’ 전담조직(TF)도 구성했다. 시가 바라보는 산단의 지속 가능한 발전의 핵심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디지털 전환이다. 이를 뒷받침할 국비사업도 올해 대거 확보했다. △차세대 첨단 복합빔 조사시설 구축 기본설계비 △기계·방산 제조 디지털전환(DX) 지원센터 △수소 기반 주력산업 경쟁력 강화 타당성 조사 용역비 △방산부품연구기관 추진 전략 연구 등 절차가 순조롭게 이행될 경우 총사업비 1조 2547억 원 확보가 예상된다.

홍남표 시장은 “올해는 창원국가산단이 지정된 지 50주년이 되는 해로, 미래 50년의 대전환을 여는 아주 중요한 시기”라며 “과거의 창원국가산단이 첨단기술의 추격자로 시작해 지금에 이르렀다면 앞으로의 산단은 미래의 변화와 혁신의 선도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