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에 올인”… 검정고시 노리는 고교생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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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진학 준비 상위 학생 중심
학교 내신 대신 수능 집중 전략
검정고시 응시 인원 지속 증가

대학 입시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의 영향력이 점차 커지면서 고등학교 정규 교육을 포기하고 자발적으로 검정고시를 선택하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의대 진학을 노리는 상위권 학생은 ‘수능 올인’을 위해 고1부터 일찌감치 학교 밖에서 검정고시와 수능을 준비하고 있다. 현행 수능 체제가 유지되는 2027학년도 대입까지는 검정고시를 선택하는 고등학생들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26일 부산시교육청에 따르면 다음 달 6일 치러지는 2024년 1회 고졸 검정고시에는 총 1514명이 지원했다. 지난해 1회 고졸 검정고시 지원자 1389명보다 100명 이상 늘었다.

부산 고졸 검정고시 지원자는 지난해 8월 치러진 2023년 2회 1607명을 기록하기도 했다.

전국에서도 검정고시 응시자는 늘어나는 추세다. 교육부에 따르면 2023년 13~19세 검정고시 응시자는 3만 45명으로 △2021년 2만 4498명 △2022년 2만 5239명에서 크게 늘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집계한 수능 응시자 중 검정고시 출신 응시자 역시 지난해 2024학년도 수능에서 역대 최다인 1만 8200명(3.6%)을 기록했다.

이런 현상은 수능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수험생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고교 1학년 내신 성적을 받아본 뒤 의대 등 최상위권 학과 내신 성적 합격권인 1.0~1.5등급에 들지 못할 경우 자퇴한 뒤 수능에서 좀 더 높은 점수를 얻는 데 집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고졸 검정고시(필수 6과목·선택 1과목 평균 60점 이상)를 합격한 고등학생은 서울·수도권 의대 모집 정원의 40% 이상을 선발하는 정시모집에 집중한다. 이들은 수능 성적이 당락을 좌우하는 수능 위주 전형이나 일반전형에 응시한다.

부산시교육청 학력개발원 진로진학센터 강동완 교육연구사는 “의대에 갈 내신 성적을 얻지 못할 경우 검정고시를 선택하는 학생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 교육연구사는 “정시모집에서 수능 성적과 논술고사 등을 통해 상위권 대학 진학을 노리는 학생은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교생 검정고시 응시 증가세는 현행 수능 체제가 유지되는 2027학년도 수능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 한 현직 교장은 “수능 성적이 수시와 정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더 나은 대학 진학을 노리는 학생은 검정고시를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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