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거꾸로 간다] 80대는 새로운 6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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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희 사단법인 노인생활과학연구소 대표

며칠 전 어느 방송 뉴스에서 지방 축제들이 줄지어 취소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유는 지역의 고령화로 인해 축제를 준비할 인력이 없다는 것이다.인구 고령화의 여러 문제점이 떠올랐지만, 한편으로 ‘65세가 일할 수 없다고?’라는 반문이 나왔다.

한국은 노인인구 1000만 시대를 목전에 두고 있다. 이런 현실을 적극적으로 준비하지 않는다면 축제를 준비할 인력이 없다는 보도에서 그치지 않고 거의 매일 잿빛 재앙에 관한 뉴스를 접하게 될까 두렵다. 현재 부산도 강서구와 기장군을 제외한 모든 구가 전체 인구 대비 노인 인구가 20%를 넘고 있다.

인구소멸과 함께 인구 고령화 현상은 곳곳에 나타나고 있다. 출생율을 높이는 만큼 노년을 준비하고 역량이 갖추어진 장노년층을 길러내는 과제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1996년 29.8세였던 중위연령이 올해 46.1세가 되었다. 앞으로 계속 중위연령은 높아져 2072년에는 63.4세가 될 것으로 통계청은 예측했다. 부산은 2050년에 65세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근 일본 후쿠오카시를 방문했다. 다양한 장노년층을 위한 시설과 정책을 살펴볼 수 있었다. 전체 인구 160만 명을 조금 넘는 도시가 노년을 준비하는 전략이 매우 인상 깊었다. 후쿠오카시는 2020년에 노인인구가 33만 9000명으로, 전체의 22%를 넘는 초고령사회다. 이 도시가 전략을 마련한 것은 ‘후쿠오카 100’이라는 프로젝트다. 100세 시대의 도래를 앞두고 시민 누구나 몸도 마음도 건강하고 활기차게 생활하는 지속 가능한 도시 만들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 시민 모두를 위한 프로젝트로 도입되어 사회 전반에 합의와 준비를 구체화하는 분위기였다. ICT를 활용한 노인요양시설은 노인을 모니터링 하는 데만 목적을 둔 것이 아니라 종사자의 업무를 줄여주는 역할까지 가능하게 했다. 복합문화시설은 모든 세대가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대형 슈퍼마켓, 도서관, 과학박물관, 커피점 등등이 입점해 시민들의 생활을 편리하게 고안했다.

60대들이 모여 강좌를 듣고 지역을 위한 회의도 자유롭게 하고 있었다. 저상버스는 당연했고 1인이 먹을 수 있는 식단과 시설도 개인 방으로 배당돼 있었다. 고령자가 버스를 타는 데 걸리는 시간을 배려해 정차 시간을 지키는 운전사들도 후쿠오카 100 프로젝트를 이해할 정도로 인구 고령화에 대한 발 빠른 준비를 했고 세계인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부산도 초고령사회를 준비하고 있지만, 사회적 합의를 이끄는 다양한 노력은 아직 부족하다. 노인인구가 많은 것이 재앙이 아니라 새로운 도전의 기회가 될 수 있도록 창조적 전략을 펼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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