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스타벅스 최대 해외시장… 부산신항이 교두보"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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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산업협, 배후단지 활용안 제시
스타벅스, 동북아 피더 네트워크로
원두 수출 확대·물류비용 절감 가능
“TF 구성·특구 지정해 유치 나서야”

부산항 신항 배후단지가 세계 최대 커피 전문기업 스타벅스의 동북아 수출 확대를 위한 최적의 거점으로 평가되고 있다. 북미를 제외하면 동북아가 스타벅스의 가장 큰 해외시장인 만큼 신항의 동북아 피더 네트워크(거점 항만에서 파생된 지선 항로)를 활용해 물류비를 크게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한국해양산업협회는 최근 신항 배후단지의 비즈니스 모델을 분석한 책인 〈부산신항이 묻고, 커피가 답하다〉(사진)를 출간했다. 책은 그동안 신항 배후단지 내 커피산업 유치를 둘러싸고 부산항만공사,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부산시, 모모스커피 등의 전문가가 논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세부 내용에 따르면 신항 배후단지에 가장 적합한 비즈니스 모델은 ‘커피산업 클러스터’다. 부산항은 우리나라 커피 수입 물량의 95% 이상을 처리하는 데다, 세계 2위 환적 항만으로 동북아 진출을 위한 피더 네트워크가 활성화돼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신항은 북컨테이너 터미널 배후단지를 시작으로 서측, 남측 배후단지가 잇따라 조성돼 공급될 예정이다.

스타벅스, 커피빈, 파스쿠치 등 글로벌 커피 기업들이 생두와 원두를 수입해 항만 배후단지에서 가공한 후 신항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일본, 중국, 러시아, 대만, 홍콩 등으로 수출할 수 있는 셈이다.

실제 스타벅스의 경우 아메리카 대륙을 제외하고 동북아에 가장 많은 해외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2020년 기준으로 중국이 34%, 일본과 한국이 각각 11%, 10%다. 우리나라는 지난달 3일 기준 스타벅스 매장이 1900개를 돌파했다. 현재 스타벅스는 46만 개 농장에서 수입한 원두를 본사와 네덜란드에 위치한 로스팅 공장에서 3만 개 이상의 세계 매장에 공급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물류비용이 상당하다. 중국 윈난성에 원두 공장 설립을 추진했지만 미중 정치 갈등 등으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협회에 따르면 스타벅스 로스팅 공장이 신항 배후단지에 들어설 경우 근거리에서 생두를 수입하고 원두를 수출하기 때문에 해상 운임을 줄일 수 있다. 내륙 운송도 기존 과정보다 1~2단계 생략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KMI 이성우 지역협력단장은 “커피산업은 청년층이 선호하는 일자리를 만들어 지역 인재 유출을 막고 경제 발전도 촉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커피 프랜차이즈 소매 업체뿐 아니라 필립 모리스, 네슬레, 사라 리 등 글로벌 5대 커피 로스팅 기업도 투자유치 대상으로 지목됐다. 이와 함께 신항 배후단지를 이디야 등 우리나라 주요 커피 기업의 해외 진출 거점으로 삼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를 위해 부산시, 경남도, 부산항만공사,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 등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배후단지 특정 구역을 커피 관련 특구로 지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커피 보관·가공에 그치지 않고 연구·개발(R&D), 전시, 이벤트, 금융, 스페셜티 등 연관 산업도 배후단지에 육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커피 클러스터를 구축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지자체의 커피산업 활성화 기본계획 수립 △외국 자유무역지역법 개정으로 규제 완화 △국제커피협회 아시아 지사 유치 △커피 R&D실증센터 구축 등이 제시됐다.

협회 관계자는 “애매한 법 조항으로 글로벌 커피 기업의 가공 공장이 세워져도 국내에 판매하지 못할 수 있어 개정이 필요하다”면서 “고부가가치의 국내 커피 기계·장비 산업도 활성화되도록 다양한 지원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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