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유커 떠난 면세점, 내국인이 큰손 됐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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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기침체에 외국인 매출 감소
내국인 매출비중, 6년 만에 20%
고환율 영향…업황 불확실성↑

올해 1분기 기준으로 국내 면세점의 내국인 매출 비중이 6년 만에 20% 선을 회복했다. 코로나19가 끝나며 시작된 여행 붐이 일면서 중국인 단체관광객(유커)이 빠져나간 빈자리를 내국인이 대신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30일 제주항에 도착한 중국발 크루즈 드림호를 타고 온 중국인 관광객이 크루즈선에서 걸어 나오며 환하게 웃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1분기 기준으로 국내 면세점의 내국인 매출 비중이 6년 만에 20% 선을 회복했다. 코로나19가 끝나며 시작된 여행 붐이 일면서 중국인 단체관광객(유커)이 빠져나간 빈자리를 내국인이 대신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30일 제주항에 도착한 중국발 크루즈 드림호를 타고 온 중국인 관광객이 크루즈선에서 걸어 나오며 환하게 웃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1분기 기준으로 국내 면세점의 내국인 매출 비중이 6년 만에 20% 선을 회복했다. 코로나19가 끝나며 시작된 여행 붐이 일면서 중국인 단체관광객(유커)이 빠져나간 빈자리를 내국인이 대신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면세점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3조 6927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조 1094억 원)과 비교해 18.8% 늘었다.

지난해 1분기 다이궁(보따리상)들에 대한 송객수수료 인하 여파로 극심한 ‘거래 빙하기’를 겪다가 내외국인 여행수요 증가로 거래가 다소 회복된 것이다.

눈에 띄는 것은 내국인 매출 기여도다. 올해 1분기 내국인 매출은 7680억 원으로 전체 20.8%를 차지했다. 지난해 1분기 대비 매출 증가율은 내국인이 29.5%로 외국인(16.2%)을 크게 앞질렀다.

면세업계 내국인 매출 비중은 2010년 55.3%로 최고점을 찍었다가 유커가 면세점 큰손으로 부상하면서 2012년 42.2%, 2014년 31.0%, 2016년 28.2%, 2018년 20.9% 등으로 점차 하향 곡선을 그었다. 2019년에는 15.6%까지 내려가며 20%를 밑돌았고 코로나19가 발발한 2020년부터 2022년까지는 내내 한 자릿수에 머물렀다.

다만 업계는 내국인 매출 회복세가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유커를 비롯한 외국인 매출이 그만큼 부진한 영향이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외국인 매출은 2조 9247억 원으로 코로나19 전인 2019년 1분기(4조 5974억 원)의 63.6%에 불과하다.

외국인 매출 부진은 고스란히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호텔신라가 운영하는 신라면세점은 1분기 매출이 8307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37%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59억 원으로 77% 급감했다. 조만간 실적이 나오는 롯데면세점·신세계면세점·현대백화점면세점 등 다른 대형 면세업체도 수익성이 크게 악화한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최근 고환율이라는 추가 악재가 나오며 내국인의 소비도 크게 흔들릴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에 육박하며 일부 고가 면세품의 경우 각종 할인 혜택이 적용된 백화점 상품 가격을 웃도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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