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사의 공덕’ 전통사경 금정산에 꽃피다

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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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경 보급 수단서 예술 승화
오현주, 범어사박물관 전시

오현주 사경장의 ‘묘법연화경’. 범어사성보박물관 제공 오현주 사경장의 ‘묘법연화경’. 범어사성보박물관 제공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사라진 전통사경의 세계를 만날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금정총림 범어사성보박물관은 9일부터 ‘환희의 정원, 전통사경으로 피어나다’라는 주제의 기획전시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전통사경의 대가 오현주 사경장의 대작인 ‘오백나한도’, ‘화엄경약찬게’, ‘금강경변상도’ 등을 비롯해 30여 점의 다양한 사경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오 사경장은 이번 전시를 위해 범어사 소장 국보 <삼국유사> 권5 ‘효선’ 편을 새롭게 필사해 선보인다.

사경(寫經)은 불교 경전을 베껴 쓰는 불교 의식이다. 초기의 사경은 불경을 널리 보급시키는 수단이었으나, 목판본이 유행하면서 ‘서사(書寫)의 공덕’이라는 신앙적인 면이 강조되었다. 고려 시대의 사경은 실용성보다는 신앙적인 면이 강조된 화려한 장식경이 주류를 이루었다. 오현주 사경장은 2019년에 대한민국 대한명인 제19-568호(전통사경 제1호)로 지정됐다. 또 전통사경 문화 전승과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2022년 한국을 빛낸 자랑스러운 한국인 대상(종목:미술서가 부문)에 선정되기도 했다.


오현주 사경장의 ‘오백나한도’. 범어사성보박물관 제공 오현주 사경장의 ‘오백나한도’. 범어사성보박물관 제공

오 사경장은 이번 전시를 앞두고 “사경은 단순한 글씨 쓰기를 넘어서 영혼을 담는 작업이다. 전통사경의 아름다움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선보여 귀중한 가치를 나누고 싶다”라고 말했다. 전시 기간 동안 오 사경장은 매주 토요일 2~4시 전시장 내 작업실에서 사경 제작을 시연하고, 직접 체험하는 시간도 마련한다. 금정총림 범어사 방장 정여스님은 “사경의 공덕으로 모든 분의 마음이 부처님 마음으로 다가서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정여스님은 이번 전시에 ‘無我’, ‘茶나 한 잔’을 비롯해 25여 점의 선서화 작품을 출품했다. 전시는 6월 9일까지 이어진다.


‘환희의 정원, 전통사경으로 피어나다’ 포스터. 범어사성보박물관 제공 ‘환희의 정원, 전통사경으로 피어나다’ 포스터. 범어사성보박물관 제공










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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