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신청’ FTX 고객 자금 전액 돌려받는다
AI투자·가상화폐 급등에 자산가치 증가
6개월 내 118% 지급
지난 2022년 11월 미국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한 가상자산거래소 FTX의 고객들이 그동안 묶였던 자금을 전액 돌려받을 전망이다.
8일(현지시간) FTX는 거래소 이용 고객을 포함한 대부분 채권자에게 파산 당시 예치금의 118%를 되돌려주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기업회생계획을 미 델라웨어 파산법원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법원이 이를 승인하면 FTX는 회생계획 발효 후 60일 이내에 채권자들에게 자금을 돌려줄 계획이다.
앞서 샘 뱅크먼-프리드가 창업한 FTX는 2022년 11월 대규모 인출 사태로 미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FTX는 회생계획에서 보유자산 가치 추산액이 145억∼163억 달러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채권자 보상 계획이 법원 승인을 얻어 확정되면 채권자의 98%를 차지하는 5만 달러 미만 소액 채권자는 허용 청구액의 최소 118%를 현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게 됐다. 나머지 채권자도 허용 청구액의 100%와 이자를 받게 될 전망이다.
FTX가 고객 돈을 모두 돌려줄 수 있게 된 배경은 벤처투자 성공과 FTX 파산 사태 이후 이어진 가상화폐 가격 급등 영향이다. FTX는 앞서 2021년 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에 5억 달러를 투자한 바 있다.
이후 AI가 시장에 주류로 떠오르자, 앤트로픽 지분가치도 크게 올랐다. 앤트로픽은 챗GPT를 개발한 오픈AI 출신자들이 설립한 회사다. 구글과 아마존닷컴으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받는 등 AI 시장을 선점한 오픈AI와 경쟁하고 있다.
FTX는 올해 초 앤트로픽의 보유 지분 중 3분의 2를 약 8억 8400만 달러에 매각해 투자금 일부를 회수했다. 파산보호 신청 시점 1만 5000달러대까지 떨어졌던 비트코인 가치가 6만 달러대로 오르는 등 FTX가 보유했던 가상자산 가치가 회복된 점도 자산 회수에 영향을 미쳤다.
이정훈 기자 leejnghu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