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쌤은 병문고에만 있는 게 아니다"

  • 가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부산동고 '호랑이 쌤' 이영묵 교사

요즘 세상에 '나 악역하겠소'라고 나서는 호랑이 선생님이 어디 있냐고? 그런 선생님, 요즘처럼 곱게 자란 아이들, 곱게 키운 부모들과 한데 섞여 살아갈 수 있겠느냐고?

25년 동안 묵묵하게 '악역'을 자처하고 나선 선생님이 부산동고에 있다. 바로 이영묵(52) 선생님. 그에게 있어 요즘 드라마 '공부의 신'에 나오는 김수로의 독설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다. 학생이 나약해질라치면 어김없이 독설을 퍼붓고 매질도 서슴지 않는다. 그러나 이 선생님에게는 원칙이 있다. '호된 꾸짖음' 뒤에는 반드시 아이와 대화를 나눌 것. 국어 선생님답게 종종 편지로도 마음을 주고받는다.

그런 진심이 전달된 것일까. 졸업 후에는 혹독하게 단련시킨 아이들일수록 인생을 변화시켜준 선생님이라며 찾아오는 이들이 많단다. 그래서 50대 초반 이 선생님, 벌써 주례를 30차례나 넘게 섰다. 학부모의 감사편지도 수시로 날아든다.

"밥 먹다가도 저녁 9시 땡 하면 애들 얼굴 봐야한다며 숟가락 놓고 학교 올라가는 분이죠." 그를 곁에서 지켜본 주변 선생님들 얘기다.

이처럼 호랑이 선생님의 힘은 아이들과의 동고동락에서 나온다. 그는 지난 1년간 한번도 학교 나오는 일을 거른 적이 없다. 공휴일이고 명절이고를 가리지 않고 아이들이 학교에 나오는 날은 선생님도 출근하는 날이다.

"'이 나이에 내가 왜 이러고 있어야 하나'라는 생각도 가끔 들어요." 하지만 아이들을 대하자 이내 그의 눈썹이 올라간다. "조. 용. 히. 해." "아무래도 이 예쁜 녀석들을 포기할 수 없을 것 같아요." 그의 눈에서 따뜻함이 배어나왔다. 이현정 기자


당신을 위한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