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강을 연어의 모천으로] 2부- 연어가 돌아오는 강 ⑥ 캐나다 위버 크릭의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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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하천 훼손되자 인공 수로 만들어 산란 유도

캐나다 위버 크릭 인공수로는 연어의 자연산란을 유도하기 위해 인간이 만든 것으로 자연하천에서보다 산란율이 더 뛰어나다. 주변은 나무그늘과 산책로로 주민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는다. 캐나다 밴쿠버=이재희 기자

캐나다의 가을 하천은 붉은색이다. 곱게 물든 단풍이 비치기도 하겠지만 모천으로 회귀한 연어의 혼인색 때문에 그렇다. 물반 고기반이라는 말은 사실이다. 맑은 물이 철철 흐르는 좁은 수로 가득 산란을 위한 연어들의 힘찬 행진이 이어진다. 발을 적시지 않고 개울을 건넜다는 말이 곧이 들린다. 축복받은 천혜의 연어 자원국인 캐나다이지만, 연어회귀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은 눈물겹다. 산란을 돕는 인공수로를 만들고, 오염된 하천을 복원해 자연형으로 바꾸는데 인색하지 않았다. 그래서 캐나다 연어는 자기가 태어난 모천으로 기꺼이 돌아와 일생을 마친다.

S자형 물길 파고 바닥에 자갈 깔아
알 70% 부화, 자연 생존율도 높아져
'하천 변 건축행위 제한' 조례 제정도

■위버크릭 인공 수로


캐나다 브리티시 콜럼비아(B.C) 주 밴쿠버에서 7번 고속도로를 타고 서쪽으로 가면 프레이저강의 상류인 위버 크릭(Weaver Creek)이 나온다. 이곳에 연어 부화장과 연어의 자연산란을 위한 3㎞ 길이의 인공수로가 설치돼 있다.

매년 3만 마리 이상의 첨연어, 코호연어, 치누크연어가 이곳에서 자연산란을 한다. 자연산란장은 강 옆에 만들었다. 연어가 소상하는 시즌이면 강에 차단막을 설치해 연어가 인공수로로 들어오도록 유도한다.

인공수로의 직선거리는 채 500m도 안되지만 S자형으로 설계 해 수로 총 길이를 3㎞로 연장했다. 하천 바닥에는 연어가 산란하기에 좋은 자갈을 인공적으로 깔아놓았다. 상류에 있는 맑은 호수의 물을 지하로로 끌어오지만 물의 용존산소를 높이기 위해 중간중간에 여울을 설치했다.

폭 6m, 깊이 20㎝의 인공수로 산란장은 일반 자연하천보다 더 높은 부화율을 기록한다고 한다. 산란한 알의 70%가 부화하며 이중 치어로 성장하여 바다까지 나가는 어린 연어는 1%나 된다. 보통 자연하천에서 바다까지 가는 연어의 자연 생존율이 0.05%인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수치이다.

위버크릭 인공수로는 연어를 위해 인간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배려였다. 1960년대 위버크릭 일대 온대우림의 수목이 산림개발로 잘려나가고 크고작은 댐이 생기면서 연어 자연산란장이 훼손됐다. 연방정부는 대안으로 인공 산란장을 만들었다. 1965년 당시 연방정부는 28만 캐나다 달러를 들여 이 인공 산란장을 조성했다. 연어는 4년만에 돌아왔다. 1969년 이후 최근까지 사카이 연어 한 종만 8백만 마리 이상이 모천회귀 했다.

인공수로를 관리하는 체할리스 부화장 매니저 릭 스티브 씨는 "연어가 소상하는 시기는 직원들이 24시간 밤샘을 하며 암컷 두 마리와 수컷 한 마리로 짝을 맞춰 종류별로 개체수를 조정해 들여보낸다"며 "인공수로에는 나무를 심어 그늘을 만들어 놓았는데 어린 연어가 냉수를 좋아하기에 수온 상승을 막는 효과가 있고, 또 그늘에 숨어 편안하게 지낼 수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나섰다

캐나다 원주민 스톨로 족은 "연어가 우리이고 우리가 연어이다"고 말한다. 부족 이름의 뜻도 '강가 사람들'이다. 그들은 필요 이상의 물고기를 잡지 않는다고 한다. 그들은 강으로부터 받고, 되돌려줄만큼 되돌려준다고 한다. 그들이 남긴 토템폴(조각 기둥)의 맨 아래에는 연어가 조각돼 있다. 생태계의 건강한 순환 고리를 의미하는 것이다.

오늘날 캐나다 사람들도 연어에 대한 원주민식 사고에 공감하고 있다.

과학기술의 발전도 이런 문화를 뒷받침 하고 있다. 위버크릭 인공수로에는 특이한 기계가 하나 있다. 자갈 세척기다. 위버 크릭 인공수로는 자갈에 산란을 하는 연어를 위해 인공적으로 40㎝ 깊이의 자갈층을 하천 바닥에 깔았다. 물론 끌어오는 물도 침전조를 거쳐서 정화해 내보낸다. 하지만 홍수 등으로 자연적인 씻김이 없기에 인공수로의 자갈은 이끼와 흙 등으로 오염되기 일쑤였다. 이런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도입한 기계가 자갈세척기다.

부화장 매니저 스티브 씨는 "1998년 이 기계를 도입해 어린 연어가 모두 바다로 나간 늦은 봄 직경 25㎝의 파이프로 자갈을 빨아들이는 방법으로 자갈 세척을 하고 있다"며 "세척을 하기 전에 사카이연어의 부화율은 평균 66% 정도였으나 자갈 세척 후 부화율은 85%까지 상승했다"고 말했다. 인간의 작은 배려가 자연을 살찌우는 것이다.

또다른 사례도 있다. B.C 주 밴쿠버섬에 있는 나나이모 시의 밀스톤 강은 죽은 강이었다. 20세기 이후 각종 목재 가공공장과 건축 폐기물로 생물체가 살 수 없는 강이었다. 나나이모 시는 1995년부터 생태하천 복원사업을 시작한다. 맨 처음 한 것이 시 조례 제정. 조례를 통해 관내 모든 습지와 생물권 보전지역의 강 주변 15~30m 공간에 건축 행위 등 하천을 오염시키는 행위를 할 수 없도록 제한했다. 사유지도 예외가 없었다.

밀스톤 강에는 지금 연어가 돌아온다. 인간에 의해 파괴된 밀스톤 강을 연어를 위한 강으로 되돌린 것이다. 물살이 잔잔해서 연어가 산란할 수 없는 곳은 인공 여울을 만들어 한 곳당 200마리 정도의 첨연어가 산란할 수 있도록 했다.

국립수산과학연구원 성기백 연구사는 "캐나다는 완벽한 연어 회귀 자연 조건을 갖추고 있지만 정부는 물론 민간 기관도 적극 연어 보호에 나서고 있다"며 "부산도 시와 시민단체가 합심하여 수영강 연어 복원에 나선다면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고 말했다. -끝-

캐나다 밴쿠버/심층기획팀=이재희 기자 deep@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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