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명 사망·실종… 깊은 상처 남긴 '볼라벤'
28일 제15호 태풍 '볼라벤'이 몰고 온 강풍으로 충북 괴산군의 천연기념물 제290호 '괴산 삼송리 왕소나무'가 뿌리째 뽑혀 처참하게 쓰러져 있다. 연합뉴스제15호 태풍 '볼라벤' 때문에 15명이 사망하고 10명이 실종됐다. 또 96가구 222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전남 완도 지역에서 초속 51.8m의 바람이 관측됐다. 역대 다섯 번째로 강한 바람이었다. 자연 재해로는 최다 정전이 발생하기도 했다. 다만 부산지역의 피해는 미미했다.
·인명 피해 속출=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태풍 볼라벤의 영향으로 내국인 10명이 사망하고 2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제주 인근 해상에서는 중국 어선 2척이 전복되면서 중국인 선원 5명이 사망했고 10명이 실종됐다.
내국인 10명 사망 2명 부상
중국어선 전복 인명피해 커
96가구 222명 이재민 발생
왕소나무 뿌리째 뽑히고
대형 석탄운반선 두 동강
낙과 등 농작물도 큰 피해
이날 오전 전북 완주군 삼례읍 모 아파트 주차장에서 경비원 박 모(48) 씨가 강풍에 날린 컨테이너 박스에 깔려 숨졌다. 또 이날 낮 광주 서구 유덕동에서는 인근 교회 외벽돌이 주택 지붕을 덮치면서 임 모(89·여) 씨가 벽돌더미와 무너진 지붕에 깔려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망했다.
충남 서천군의 한 단독주택 옥상에서 정 모(73·여) 씨가 고추 건조기에 비닐을 씌우다 강풍에 4m 아래 바닥으로 떨어져 숨졌다.
경남 남해군 서면에서는 옆집 간이 부속건물이 강풍에 넘어지면서 정 모(80) 씨가 깔려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사망했다.
·침수·낙과·문화재 피해=전국적으로 주택 35동이 파손되고 61동이 침수됐다. 이 때문에 96가구 222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경남 사천시 앞바다에서 대형 석탄운반선(7만 7천t급)이 좌초돼 두 동강 나는 피해가 발생했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적재된 석탄과 연료인 경유로 인한 해양오염이 우려되고 있다. 경남에서는 수확을 앞둔 과수원이 낙과 피해를 입는 등 총 1천843㏊의 농작물 피해가 발생했고, 비닐하우스 877동이 파손됐다.
문화재 피해도 속출했다. 천연기념물 제290호인 충북 괴산군 청천면 삼송리 왕소나무가 뿌리째 뽑혔다. 1982년 11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왕소나무는 높이가 12.5m, 둘레가 4.7m에 이르며 수령은 600년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태풍의 위력에 국보와 보물급 문화재도 피해를 당했다. 국보 제67호인 전남 구례 화엄사 각황전 기와 일부와, 보물 396호인 전남 여수 흥국사 대웅전 용마루 일부도 파손됐다.
이날 고속도로 영종대교, 일반도로 10개 구간, 목포·완도·여수·통영·제주 등지로 연결되는 96개 항로의 여객선 171척이 통제됐다. 국내·외 항공기 결항도 잇따랐다. 국내선 299편, 국제선 154편 등 453편이 결항했다. 한라산, 지리산, 설악산 등 국립공원도 전면 통제됐다.
·기록적 강풍=볼라벤의 바람은 기록적이었다. 완도에서 초속 51.8m가 관측됐다. 2003년 '매미', 2000년 '프라피룬', 2002년 '루사', 2007년 '나리' 다음으로 센 것이다.
볼라벤은 제주와 지리산 산간에 기록적인 폭우를 쏟은 반면 그 외 지역에는 비를 거의 뿌리지 않았다.
기상청 관계자는 "상층에서 다가온 찬 공기가 태풍의 수증기와 부딪칠 때 비가 많이 내린다"며 "통상 바람이 센 태풍은 대개 비는 적게 뿌리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볼라벤은 자연재해로는 사상 최대 규모의 정전을 유발했다. 전국에서 683건의 정전이 발생해 193만 1천699가구에 5분 이상 전력 공급이 중단됐다. 사회부·문화부 m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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