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공항 달랬더니 원전 주나"
정부의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 승인(본보 24일 자 1면 보도)으로 부산·울산 지역이 세계 최초이자 최대인 원전 10기 밀집 단지가 될 위험에 처했다. 특히 정부가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를 선언한 지 불과 며칠 만에 원전을 졸속으로 떠넘겨 시민 반발이 더 커지고 있다.
환경단체는 이번 신고리 5·6호기 승인이 부실, 위법 허가라며 무효를 주장하고 나섰다. 탈핵부산시민연대는 "설계수명만 60년에 이르는 신고리 5·6호기는 현재를 살아가는 부·울·경 주민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의 삶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건설 과정에 부산시민의 의사는 반영되지 않았다"며 "부산시는 시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지역 국회의원들은 신고리 5·6호기 재검토 방안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도 신고리 5·6호기 건설 결정 철회와 함께 주민투표를 요구하고 있다.
신고리 5·6호기 졸속 승인
부산·울산 시민 반발 확산
직장인 이주진(45·부산 기장군) 씨는 "지역에 꼭 필요한 시설 유치를 주장하면 지역 이기주의로 내몰고, 혐오시설은 군사작전 하듯 밀어붙이는 정부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면서 "신고리 5·6호기를 수도권에 지으라"고 말했다.
이 같은 여론에 힘입어 지역 정치권도 '반값 전기료'와 원자력안전위윈회(이하 원안위) 부산 이전에 다시 한 번 불을 붙이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최인호(부산 사하갑) 의원은 "수도권의 주장에 따르면 원전을 이렇게 많이 끌어안은 동남권에 신공항을 주는 것이 맞다"면서 "신공항이 백지화한 뒤 동남권에 원전을 더 짓겠다면 최소한 차등 전기료 같은 실질적인 혜택을 줘야 하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누리당 배덕광(부산 해운대을) 의원은 "원안위 이전 없는 신고리 5·6호기 건설에 반대한다"며 "세계 최대 원전 밀집지역인 고리 인근으로 원안위가 이전해야 원전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실질적인 안전을 확보할 수 있을 것"것이라고 강조했다.
무소속 김종훈(울산 동구), 윤종오(울산 북구) 의원도 "탈핵에 공감하는 의원들과 함께 반드시 책임을 묻고 필요한 법적, 절차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상윤·이자영·황석하 기자 2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