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신공항' 되려면-5대 선결과제] 5. 서부산권 재편
'에어시티(공항복합도시)' 중심, 공항 일대 큰 그림 새로 그리자
김해공항 확장에 맞춰 각종 서부산권 개발 계획의 전면 수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사진은 4일 오후 김해공항과 인접한 부산 강서구 대저2동 일원. 김경현 기자 view@지난달 정부의 김해공항 확장안이 발표되면서 서부산이 들썩이고 있다. 가덕도 신공항을 전제로 한 서부산 개발 계획의 전면 재조정이 불가피하게 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확장되는 김해공항이 동남권 중심공항으로 연착륙하기 위해서는 공항 중심의 철저한 도시계획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특구부터 교통까지 '에어시티'로
정부 발표에 따르면 김해공항의 새로운 활주로는 공항 인근에 개발 중이던 연구개발특구, 항공클러스터를 관통한다. 연구개발특구는 조선해양플랜트산업의 연구개발(R&D) 시설을 집적시키는 첨단복합지구다. 2024년까지 2조 5000억 원이 투입된다. 사업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부산도시공사는 예비 타당성 조사를 준비 중이었다.
항공클러스터 투자계획
조선해양 연구개발 특구 등
배후시설 연계 필요
도심형 공항터미널 등
대규모 건설도 선결 과제
실질적 접근성 높여야
서부산 개발 재편 전환점
초기 계획 잘 짜면
명실상부 에어시티 성공
항공클러스터의 경우 부산시는 2014년 대한항공과 김해공항 인근 대한항공 테크센터를 중심으로 항공클러스터 육성 협약을 하고 투자 계획까지 발표했다. 하지만 대한항공 측에서 김해공항 활주로 존치 문제로 투자를 백지화하면서 사업 추진이 표류하고 있었다.
두 시설 모두 공항 주변지에서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만큼 이번 기회를 계기로 김해공항 확장과 발맞춰 시설 개편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한다.
한 조선업계 전문가는 "시행사 주도로 일을 진행하게 되면 주거, 지원시설, 공공시설 등에 초점을 맞춰 사업이 땅장사로 변질될 가능성이 있다"며 "시와 정부가 주도적으로 김해공항의 배후시설로 항공클러스터, 연구개발특구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특구가 개발되고 항공클러스터가 자리 잡게 되면 흔히 말하는 '에어시티'의 첫 단추를 꿰는 시설로 더할 나위 없다는 것에 전문가들은 의견을 같이한다. 김해공항 확장안과 사업 개발이 겹치면서 부지 관련 문제가 발생할 수는 있지만 사업 축소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도시계획 전문가들은 도심형 공항터미널 건설도 김해공항 확장의 선결과제라고 주장한다. 그동안 김해공항 포화의 대안으로 줄기차게 제시됐던 첨단 도심형 공항터미널을 대구와 부산 도심 등에 만들어 공항의 실질적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도심형 공항터미널은 도심의 특정 지역에서 공항에 오기 전 수속 절차를 밟고 수하물을 바로 해당 목적지로 보낼 수 있는 시설이다. 김해공항이 영남권에서 1시간 이내 접근이 가능한 공항으로 관문 공항이 되기 위해서는 실수요자에 맞는 시설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부산발전연구원 최치국 공항정책연구센터장은 "선진국의 공항들은 단순 접근성을 넘어 이용객들의 편의를 고려한 접근성이 매우 높다"며 "단순히 김해공항 방향으로 철길, 도로 하나 더 놓는 것 이상의 심도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섣부른 에어시티는 경계해야
전문가들은 '장밋빛 전망' 일색이었던 서부산 개발 계획들이 김해공항 확장으로 재편의 전환점을 맞았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가덕 신공항 위주로 짜여 있던 모든 계획을 김해공항 중심으로 바꾸면서 초기 계획을 잘 짜야 김해공항 일대가 궁극적인 '에어시티'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이전 에어시티 실패 사례들을 눈여겨봐야 한다는 지적도 이와 맥을 같이한다.
한국항공정책연구원 허종 박사는 "국내에 에어시티하면 떠올릴 만한 지역이 있는지부터 생각해봐야 한다"며 "인천공항, 김포공항, 제주공항의 에어시티가 실패한 상황에서 김해공항에 무작정 에어시티를 외쳐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항공 전문가들에 따르면 공항 주변의 새로운 형태의 도시가 발달하기 위해서는 공항 환승 인구가 필수적이다. 유럽의 관문공항 역할을 하고 있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히폴 공항의 경우 환승인구만 3000만 명에 이른다. 인천공항은 환승 수요가 400만 명 정도에 그치며 주변 에어시티 조성에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김해공항을 중심으로 한 도시 조성 등도 중요하지만 공항의 기능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항공 전문가는 "공항 주변에 땅값이 오르고 주변이 개발 열기로 들썩인다고 해서 에어시티가 되는 것이 아니다"며 "공항을 동력 삼아 도시계획을 재정비하는 일은 바람직한 수순이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공항이 24시간 공항, 중·장거리 환승 수요가 있는 공항이 돼야 주변도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끝-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