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사고’ HD현대중 특별안전기간 운영…노동계 “안전관리 부실”
8월31일까지 작업장, 설비 점검…안전교육 병행
협력사 포함한 전 부서 고위험 작업 관리 강화
노조 “추가 족장 설치에도 안전방안 없어”
21일 금속노조와 중대재해없는세상만들기울산운동본부가 고용노동부 울산동부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HD현대중공업의 이주노동자 안전관리 체계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오상민 기자
HD현대중공업이 우즈베키스탄 이주노동자 사망사고를 계기로 특별 안전기간에 돌입했다. 반면 금속노조는 이번 사고를 총체적 안전관리 부실이 빚은 인재로 규정하며 진상 규명과 안전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21일 HD현대중공업은 이날부터 다음 달 31일까지 ‘특별 안전기간’으로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 기간 주요 작업장과 설비를 집중 점검하고 안전수칙 준수 여부 확인 등 전사적인 안전관리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회사는 이날 전 공장 생산을 중단하고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특별안전교육을 실시했다.
또 협력사를 포함한 전 생산·지원부서를 대상으로 고위험·비일상 작업 관리를 강화하고, 담당 임원이 직접 위험성평가에 참여해 현장 작업 상황과 안전조치 이행 여부를 점검하기로 했다. 위험성평가 과정에서는 떨어짐·끼임·충돌·가스 등 위험요인별로 단일 안전장치에 의존하지 않고 복수의 안전장치가 상호 보완하는 리던던시(Redundancy) 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앞서 지난 18일 오후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8도크에서 곤돌라를 이용해 작업하던 협력업체 소속 20대 우즈베키스탄 국적 노동자가 곤돌라와 상부 구조물 사이에 끼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회사는 사고 직후인 지난 19일부터 고용노동부의 작업중지 명령과 별도로 전 작업장의 곤돌라 300대가량의 작업을 자체 중단하고 점검 중이다. 오는 27일부터는 외국인 근로자 전체를 대상으로 특별안전교육도 실시할 예정이다.
하지만 노동계는 회사의 대책만으로는 사고 재발을 막기 어렵다고 반발했다. 금속노조와 중대재해없는세상만들기울산운동본부는 이날 오전 고용노동부 울산동부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고는 예견된 인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는 작업 현장에 추가 설치된 족장 때문에 곤돌라 과상승 방지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이에 따른 안전대책도 마련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장에 위험 표시나 대처 방법이 모국어로 표기되지 않았고, 작업지시 QR코드 역시 한국어로만 제공돼 지난해 12월 입사한 우즈베키스탄 국적 노동자가 작업장의 위험 요인을 충분히 인지하기 어려웠다고 주장했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에는 1만 명이 넘는 이주노동자가 일하고 있지만 모국어 안전교육과 안전안내는 여전히 부족하다”며 원·하청 노조가 참여하는 곤돌라 작업 실태 전수조사와 특별근로감독, 원청 책임 규명 등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