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위기 두고 깊어지는 전·현직 남구청장 갈등

김재량 기자 ry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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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택 전 청장 4일 기자회견
형사 고소·공개 토론 요구도
박 청장 “악화된 재정 안정 시급”

오은택 전 부산 남구청장이 4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재범 남구청장의 재정위기 주장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김재량 기자 ryang@ 오은택 전 부산 남구청장이 4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재범 남구청장의 재정위기 주장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김재량 기자 ryang@

박재범 부산 남구청장이 ‘재정 비상사태’를 선언(부산일보 7월 31일 자 2면 보도 등)하며 전임 구정 책임론을 제기하자, 오은택 전 남구청장이 정면 대응에 나섰다. 오 전 청장이 박 청장에 대한 형사 고소 계획을 밝히고 공개 토론을 요구하면서 남구 재정 상태를 둘러싼 전·현직 구청장 갈등이 커지는 모습이다.

오 전 청장은 4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선 8기가 순세계잉여금 약 1000억 원을 소멸시켰다는 주장은 정치적 선동”이라며 박 청장의 재정위기 주장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순세계잉여금은 후임자에게 넘기는 비상금이 아니라 결산 과정에서 산정되는 가용 재원이라고 강조했다.

오 전 청장은 민선 8기 당시 순세계잉여금이 4년 새 70%가량 줄어든 점에 대해 재임 당시 약 530억 원의 잉여금을 통합재정안정화기금(이하 통합기금)에 보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통합기금은 지자체의 예·결산상 재정 불균형을 조정하고 안정적인 세입 운용을 위해 마련되는 기금이다. 이자율이 6% 수준으로 일반 예산보다 비교적 높아 재정 운용 안정성을 더할 수 있기 때문에 이와 같은 결정을 했다는 설명이다.

또 세입 대비 세출 규모가 크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민생을 위해 중요 사업을 벌인 것을 탓하지 않아야 한다는 취지로 항변했다. 오 전 청장은 “행정복지센터 3곳과 우암도서관 건립, 용호동·문현동 도시재생사업으로 사용한 820여억 원은 구민 이용 시설을 재정비하기 위해 쓴 것”이라며 “남구 미래를 위한 공공 자산과 기금으로 전환된 돈을 사라졌다고 표현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박 청장이 재정 비상사태를 선언하며 발표한 내년도 부족 재원 462억 원 또한 확정 적자가 아닌 추산된 수치일 뿐이라고 반발했다. 이어 박 청장에게 현재 가용 재원과 민선 9기 신규 사업 부담금을 세부적으로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오 전 청장은 박 청장을 형사 고소할 계획을 밝히고 재정 상태에 대한 토론을 진행하자고 요구했다. “공적 권한과 홍보 수단을 동원해 사실과 다른 내용을 반복적으로 알리는 박 청장을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겠다”며 “주민이 지켜보는 자리에서 1 대 1로 공개 토론을 진행해 사실 관계를 확인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청장은 오 전 청장 주장에 대해 “이미 오 전 청장은 지난해 통합기금에서 300억 원을 썼고 올해도 순세계잉여금의 본예산 편성과 실제 결산액 차이를 메우기 위해 약 180억 원을 추가경정예산으로 사용해야 한다”며 “지금은 토론으로 잘잘못을 따질 때가 아니라 악화된 재정을 빨리 안정화하는 데 집중할 시기”라고 밝혔다.


김재량 기자 ry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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