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부권 행사 거부한 李 대통령 검찰 수사권 결국 역사 속으로
대통령 “사필귀정 필연적 조치”
형소법 개정안 국무회의 통과
검찰 직접 수사권과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정부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야권과 시민단체 등이 피해자 보호를 위해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요구했지만, 이재명(사진) 대통령은 “사필귀정의 필연적 조치”라는 의견을 밝힌 후 법안을 의결했다.
정부는 4일 이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형사소송법 개정안 공포안을 심의·의결했다. 개정안에는 검사 직접 수사권과 보완수사권의 법적 근거 등이 삭제됐고, 법원이 ‘중대한 위법 수사’나 ‘소추 재량권의 현저한 일탈’ 등을 명목으로 공소기각 판결을 내리는 내용도 포함됐다. 대신 검사는 사법경찰관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고, 경찰은 최대 2개월 안에 보완수사를 마쳐야 한다는 내용이 추가됐다.
개정안 통과로 수사 주체는 경찰로 일원화되고, 검사는 공소제기와 유지만 담당하게 된다.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은 수사와 기소를 완전 분리해야 ‘검찰 개혁’이 완성된다고 주장해 왔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검찰 보완수사권이 일부 필요하단 취지로 의견을 낸 적도 있지만, 더 큰 ‘정치적 논란’을 피하고자 국회 판단을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거부권 행사는 의견이 다르다고 할 수 있는 건 아니다”라며 “삼권분립 원칙에 따라 상대의 권한 행사 자체가 헌정 질서에 위반된다고 볼 때 권한을 부정할 수 있다는 게 헌법학계 의견”이라고 말했다.
수사와 기소 분리와 관련, 이 대통령은 “수십 년 동안 검찰은 수사부터 기소, 영장 청구 등 형사사법 체계 전반에 걸쳐 매우 과대하고 집중된 권한을 행사해 왔다”며 “모든 권력기관을 국민의 통제 아래 두기 위한 사필귀정의 필연적 조치”라고 강조했다. 다만 경찰 수사 역량과 권한 집중 우려 등에 대해 “관련 법령과 제도 정비 등 후속 조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