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유치전 부산스러운데… ‘부산’이 안 보인다
내달 중 이전 기관 발표 가능성
울산·충남 단체장 나서 총력전
경남, 범도민 서명운동 본격화
부산시는 신청서 제출 후 잠잠
정치권 "지자체 유치 노력 중요"
부산 남구 문현동 문현금융단지와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전경. 김종진 기자 kjj1761@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이전 로드맵 발표가 임박하면서 전국 지자체의 유치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하지만 자치단체장이 직접 정부 관계자를 만나는 타 지역과 달리 부산시는 유치 희망 기관을 제출한 뒤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아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부산시는 지난 3일 전재수 시장 주재로 ‘공공기관 이전 추진 TF’ 회의를 열고 금융·해양·첨단산업·연구개발·영화·영상 분야 등 총 40개 기관을 유치 목표로 확정했다. 부산시는 국토교통부에 해당 기관들의 이전을 요청한 상태다.
하지만 이후 부산시가 주도하는 유치 활동은 두드러지지 않아 부산 정치권에서는 대응을 촉구하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부산시당은 전 시장을 만나 2차 이전 로드맵을 요구했고, 지난 11일에는 부산 지역 여야 의원 전원이 공동 주최한 국회 토론회를 열었다. 하지만 정작 부산시가 주도하는 토론회나 공론화 작업은 없어 적극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발전 공기업 통합본사 유치전에서도 부산의 소극적 대응이 도마에 올랐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부산 남구의 한국남부발전을 포함해 5개 발전 공기업을 통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통합본사는 연매출 30조 원, 정규직 1만 3000여 명 규모의 초대형 공기업이 될 전망이다.
울산시의회는 통합본사 유치를 촉구했고, 경남은 행정부지사가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범도민 서명운동에 나섰다. 충남과 전남광주통합특별시도 유치를 공식 건의했다.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부산 서·동)은 부산이 대정부 유치전에서 뒤처지고 있다며 시의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했다.
정치권에서는 전 시장이 해양수산부 이전 이후 해양 관련 기관 유치에 집중하면서 다른 기관의 부산 이전 필요성을 알리는 데는 상대적으로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남은 기간 부산시가 핵심 유치 기관을 선별하고, 구체적인 이전 설득 논리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이성권 부산시당위원장은 “40개 기관이 왜 부산에 필요한지, 부산에 오면 어떤 효과가 있는지 등을 담은 시 주도의 공론화가 필요한데 전혀 없다”며 “지자체의 유치 노력도 평가 대상이 될 수 있어 감점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각 부서에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공공기관 이전은 전 시장이 큰 관심을 두고 있는 사안”이라며 “민주당 김민석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도 부산의 2차 이전에 신경 써 달라는 뜻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한편 공공기관 지방이전을 추진하는 국토부는 서울 잔류 기관을 최소화한다는 원칙 아래 대상 기관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이전 대상 기관 노조와 지방자치단체 등과 협의를 거쳐야 해 이르면 다음 달 중 발표 가능성이 거론된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