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복구사업에 유령업체 내세워 6500번 입찰…국세청 10개업체 세무조사
조달청 입찰공고 분석, 10개업체 포착
유령업체간 서로 거짓세금계산서 수수
명의상 대표자에게 급여지급 자금 유출
국세청 이성글 조사국장이 산불피해 복구사업에 유령업체를 내세워 부정입찰한 10개 업체에 세무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국세청 제공
국세청은 산불피해 복구사업에 유령업체를 내세워 수천번이나 입찰에 참여해 낙찰을 받은 10개 업체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3일 밝혔다.
국세청은 업체 대표와 유령업체에 자격을 대여하는 산림기술자가 결탁해온 ‘산불 카르텔’에 대해 5월부터 검증에 돌입했다.
최근 6년간 조달청 입찰공고에 산불피해 복구사업에 참여한 업체 5331개를 추출하고 이 가운데 낙찰금액 합계 10억 원 이상인 138개 업체들을 대상으로 거래내역을 분석했다.
이후 거짓 세금계산서 수수, 가공원가 계상 등 세무상 문제점이 명백히 포착된 10개 업체(유령업체 41개)를 대상으로 세무조사에 착수한다.
이들은 이 기간 중 유령업체를 내세워 6500여 회나 입찰에 참여해 260여 회, 약 230억 원을 낙찰받았다.
또 지역제한 입찰규정을 피하기 위해 수 차례 사업장을 이전해가며 입찰에 참여했는데 한 업체는 5년간 16차례 사업장을 이전하기도 했다.
이들 조사대상 업체들의 전체 탈루혐의금액은 약 700억 원이다.
이들은 유령업체 동원 과정에서 거짓세금계산서를 주고 받았다. 입찰 시 필요한 사업실적 기준 충족 등의 목적으로 유령업체들과 거짓 세금계산서 거래를 일으키는가 하면, 낙찰자(유령업체)와 실제 용역 제공자(실사업자)를 달리해 사실과 다른 세금계산서 거래를 하고, 소득금액을 분산했다.
또 기술인력을 실제 채용하지 않고, 자격증 대여료만 급여 형태로 우회지급하는 등 불법비용을 계상시켰다. 유령업체 대표들은 사주의 친인척, 일용근로자 등인데 실제 사주가 이들에 급여 형태로 법인자금을 유출하거나 소규모 업체는 지출하지도 않은 비용을 ‘잡비’ ‘기타 비용’ 등 거짓으로 계상시켰다.
한 사례를 살펴보면, 경북 일대에서 산림사업을 하는 A사는 5개업체를 동원해 수시로 사업장을 이전해가며 300회 가량 산불피해 복구공사에 입찰해 20번 낙찰받았다. 이들 업체는 서로 거짓 세금계산서를 주고 받고, 배우자 등 명의상 대표자에게 급여를 주는 등 법인자금을 유출시키기도 했다.
국세청 이성글 조사국장은 “유령업체 부정입찰 행위는 세무상 위법·탈루행위에 대한 철저한 검증으로 경제적 이득을 누릴 수 없도록 해야 근절할 수 있다”며 “영세하다는 이유로 세무검증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업체도 집중 점검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