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공공기관 통폐합 격랑, 진주혁신도시 위상 추락 안 된다
11곳 중 핵심 3곳 개편 근간 붕괴 위기
정부 '본사 이전 등 훼손 없다' 약속해야
경남진주혁신도시 전경. 진주시 제공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기관에 대한 대대적인 통폐합으로 인해 경남진주혁신도시가 격랑에 휩쓸릴 처지에 놓였다. 정부는 3일 발표한 ‘공공기관 기능개혁 추진방안’을 통해 현재 524개인 공공기관을 415개로 줄인다고 밝혔다. 전체 공공기관의 약 20%에 달하는 총 109개의 공공기관을 과감히 정비하겠다는 게 정부 발표안의 핵심이다. 공공기관 기술·인력 등을 전략적으로 재배치하고, 유사·중복기능을 일원화하며 자회사·소규모 기관은 통합하겠다는 원칙도 밝혔다. 하지만 경남진주혁신도시에 자리한 공공기관들이 개편 대상에 포함되면서 지역 경제의 근간이 통째로 흔들릴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현재 경남진주혁신도시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남동발전, 한국산업기술시험원, 한국세라믹기술원, 중앙관세분석소, 한국승강기안전공단, 한국저작권위원회, 국방기술품질원 등 11개의 공공기관이 자리를 잡고 있다. 그러나 이번 정부 발표에 따르면 진주혁신도시의 핵심 앵커 기관인 LH의 기능 이원화가 공식 확정됐으며, 한국남동발전과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유관 기관과의 통폐합 대상에 포함됐다. 지역 11개 공공기관 중에서도 핵심으로 꼽히는 기관들이 개편 대상에 오른 것이다. 통합 등으로 기관들의 본사 기능이 타지로 옮겨갈 경우 진주혁신도시가 사실상 빈껍데기로 전락할 우려가 높아지면서 지역사회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LH의 신규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이고 약 160조 원에 달하는 부채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주택도시개발공사와 주택도시자산공사로 분할할 방침이다. 지역 사회는 분리 조직 중 한 곳이라도 다른 지자체로 이전하거나 기능이 대폭 축소될 경우를 우려하고 있다. 더욱이 지난해 말 이재명 대통령이 LH 부채 비율을 문제 삼으면서 정부가 LH 이원화를 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그동안 이어졌다. 이에 앞서 2021년에도 정부는 LH 임직원 비리와 관련, 재발 방지책의 일환으로 쪼개기를 추진했다가 경남 시민사회가 1년 3개월 동안 국회 앞 시위 등을 벌이며 대대적으로 반발하자 원점 재검토를 선언하기도 했다.
에너지 공기업 효율화 방침에 따라 추진되는 발전 5개사 통합 역시 진주혁신도시 근간을 흔들 뇌관으로 꼽힌다. 한국저작권위원회 통합 뒤 지역 본부 격하 등이 현실화될 경우 지식·공공서비스 분야 양질의 일자리 감소와 지역 위상 추락이 불가피하다. 지역 균형발전을 기치로 단행된 1차 공공기관 이전에 따라 조성된 경남진주혁신도시는 현재 출범 10년을 넘어섰다. 그동안 서부경남 경제의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2차 공공기관 이전을 앞둔 현재, 진주혁신도시는 되레 균형발전 퇴행이라는 기로에 놓였다. 정부가 개편을 진행하더라도 진주혁신도시 기능을 훼손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루빨리 내놓길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