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기 클라이페다대 종신교수 “선박 기술만으론 탄소중립 불가 바다·육상 묶는 에코시스템 필요”
[미리 보는 WOF 명강]
AI로 해양산업 구조 변화 직면
‘안전 수용성’이 연료 선택 기준
독일 킬에 본사를 둔 죌너 에너지 시스템(Zollner Energy Systems GmbH) 대표이자 한국내연기관협의회(KOFCE·CIMAC 한국위원회) 회장인 이강기(사진) 클라이페다대 종신교수는 다음 달 3~5일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BPEX)에서 열리는 제20회 세계해양포럼(WOF) 3일 차 ‘산업을 잇다’ 그린에너지 세션에서 글로벌 조선·해양 생태계 변화를 진단한다. 세계 최초 LNG 연료 추진 벌크선 개발에 참여한 바 있는 이 교수는 CIMAC 온실가스전략 워킹그룹 등 국제 무대에서 활약해 온 해양 에너지 분야의 권위자다.
이 교수는 AI와 탈탄소화가 만나는 지점에서 해양산업의 전면적 구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친환경 연료 도입은 연료 공급망뿐 아니라, 선상 포집 이산화탄소와 스크러버 부산물을 항만과 육상에서 받아 처리하는 전 과정의 재설계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그는 “디지털 트윈과 생산부터 폐기까지 전 과정을 실시간으로 점검하는 기술 없이는 공급망 전체의 온실가스를 관리할 수 없다”며 “조선·해양산업의 경쟁 단위가 ‘배 한 척’에서 ‘에너지-항만-선박-화물을 잇는 체인 전체’로 완전히 바뀌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래 연료를 고르는 핵심 기준으로는 ‘공급망 규모’와 ‘안전 수용성’을 꼽았다. 이 교수는 “국제해운이 한 해 쓰는 연료 중 5%만 바꾸려 해도 친환경 대체 연료가 3650만 톤가량 필요하다”며 “배에서 연료를 태울 때뿐만 아니라 연료 생산부터 엔진에서 타지 않고 새어 나오는 가스, 배에 모아둔 탄소를 육상에 내리는 과정까지 온실가스 발생량을 전 과정에서 따져야 환경오염을 육상으로 떠넘기는 오류를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실적인 경로로는 2040년까지 수소 혼합 LNG가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무탄소 해법으로는 암모니아가 유력하다고 내다봤다.
이 교수는 “한국은 앞으로 배 한 척이 아니라 미래 항만까지 아우르는 생태계를 함께 인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