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외국인] 알렉산드르 마쩨고라 / 러시아총영사 대리·러시아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지난 50년 동안 남한은 분단으로 인해 대륙과 고립된 '섬'과 같았습니다. 앞으로 경원선이 복원돼 TSR(시베리아횡단철도)과 연결된다면 진정한 의미의 '반도'로 다시 바뀌게 될 겁니다.'

알렉산드르 마쩨고라(45) 영사대리는 한반도-러시아 철도연결사업의 의미를 이렇게 압축해서 말했다. 경제학 박사인 그는 14년간 북한 평양에서 영사부장으로 재직한 경력을 갖고 있는 소위 '북한통'.

마쩨고라 영사는 다시 '반도'가 될 한국에서 부산이 '수송 기지'로 거듭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었다. 항만,철도,가스 수송관 세가지 면에서 말이다.

'이미 부산은 매년 러시아 선박 2천척이 입항할 정도로 러시아가 극동 항구 중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항구입니다. 블라디보스토크항보다 더 중요하지요.'

철도 수송에 있어서도 부산은 대륙 횡단 철도의 출발역이라는 중요성을 띠고 있다고 강조했다.

'해상에 비해 절반의 가격과 시간이 기대되는만큼 중요한 투자입니다. 이 사업에서 러시아는 한국과 북한,모두에 중요한 파트너가 될 수 있죠.'

시베리아 횡단 루트의 산악,밀림,호수,평야 등 각종 지형에 대한 경험과 연구는 러시아를 세계적인 '철도 강국'으로 만들었다는 주장이다. 때문에 요즘은 선진 기술을 배우기 위해 부산지역에서도 러시아의 철도 대학에 유학가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고.

'북한 철도 시스템도 러시아의 표준을 따르고 있습니다. 레일 폭이 더 좁기는 하지만 두만강에서 청진에 이르는 구간은 바깥쪽에 세번째 레일을 깔아서 러시아의 열차가 북한 내에서도 달릴 수 있게 돼 있습니다.'

그는 러시아 정부 쪽에서는 북한 내 선로의 개설을 전적으로 부담할 용의가 있다며 투자비용이 이후 5년간 수송 과정상 발생하는 이득으로 회수됨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르쿠츠크에서 뻗어 달리는 가스 수송관을 부산까지 잇는 구상도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이미 지난 2월말 푸틴 대통령의 방한 때 한·러 정상회담에서 가스전 공동개발에 합의한 상태인데 앞으로 파이프라인이 북한을 거쳐 올 것인지 산둥 반도에서 해저로 연결될 것인지가 관심의 초점이지요.'

자택이 있는 달맞이고개에서 쓰시마섬을 바라볼 때마다 가스관이 부산을 거쳐 일본에까지 뻗어가는 모습을 상상한다는 마쩨고라 영사.

그는 부산역과 중앙동,남포동 일대가 항만과 철도,수송관 산업으로 금세기 초,화려한 전성기를 맞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었다. 앞으로 주부산 러시아 총영사관이 비자업무로 더 바빠질 것 같다는 행복한 비명과 함께. 임깁실기자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