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미술작가3인새해소망]조각가 박은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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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사회성 입히기보다 자기색채 분명한 작품을

철을 주무르는 조각가 박은생(35)은 중력의 무게를 거스르는 쇠구조물 설치작품,철판 위에 드로잉하듯 그은 선과 자연의 녹이 공존하는 작품에 매달려 왔다. 쇠의 물성을 통한 공간구조의 변화와 시간의 유동성을 드러내는 그의 작업은 자연과 물질의 관계를 통찰력 있게 새겨넣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개념성이나 사회성을 입히기보다는 개인적 감성을 미적 작업으로 새겨넣는 작업에 한층 천착할 생각입니다.' 장인적 수행의 결기마저 느껴지는 작업 행위를 통해 나름대로의 자기 언어를 구축하는 일은 일생의 과제라 할 만하다.

철저하게 완벽주의적인 성격으로 그룹전보다는 개인전에 무게를 두는 까닭에 그다지 많은 전시는 없었다.

그는 이 대목에서 지역 전시공간의 현실,자기 색채를 분명히 드러내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현실을 꼬집는다. 전시공간이 너무 부족하고 매체도 전무한 현실이 갑갑하다는 것이다.

'작가-화랑-감상하는 사람-사는 사람,미술을 떠받치는 이 바퀴들이 제대로 굴러가지 않고 있습니다. 대학에 적을 두고 있는 미술인들 외에는 작품 판매가 안되죠. 이전보다 많이 나아졌지만 전업작가의 작품은 아무리 뛰어나도 먹고 살기 힘든 게 사실입니다.'

작품을 팔아야 연명하는 전업작가에겐 슬픈 아이러니일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그래서 미술판의 여러 바퀴들이 잘 돌아가고,작가는 자기 작업만 열심히 하면 되는 그런 풍토를 그는 강력하게 희망한다.

그에게는 무엇보다 기장군 장안읍 집단 창작촌 '아트인오리'의 품 속이 편안하다. '60여평 규모의 대형전시 공간을 축조 중입니다. 오는 3월이면 완공될 이 새로운 전시장은 원하는 대로 작업하기를 원하는 이곳 9명의 작가들에겐 더할 나위 없는 자유의 공간이 될 것입니다.'

이들 세 사람을 비롯한 젊은 작가들의 새로운 열정이 올 한 해를 열기로 가득 채우기를 기대해 본다. 김건수기자

kswoo333@busa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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