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빵'이 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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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친구·선배 19명 구타에 신장 파열

생일날 집단 구타당해 중상을 입은 B군(15)이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최근 생일을 맞은 친구를 마구 때리는 속칭 '생일빵'이라 불리는 그릇된 행위가 청소년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는 가운데(본보 15일자 8면 보도) 부산의 한 남자 중학생이 친구들의 '생일빵' 구타로 신장이 파열되는 중상을 입고 병원에서 입원치료 중인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부산 해운대구 반여동 B중학교 2학년 B군(15)은 자신의 생일인 지난달 25일 학교 친구와 선배 등 19명으로부터 '생일빵' 명목으로 주먹과 발로 온몸을 구타당했다.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30분까지 학교 복도와 운동장에서 계속된 또래 학생들의 집단폭행에 B군은 온몸에 타박상과 신장이 파열되는 중상을 입고 현재 모 대학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B군은 "몇 차례 맞고 너무 아파 더 안 맞으려고 숨기도 하고 피해다니기도 했지만 학교 안에 있다 보니 계속 붙잡혀 맞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B군의 친할아버지 B씨(70)는 어처구니없는 손자의 피해 사실을 전해 듣고 사고 발생 다음날 학교에 찾아가 면밀한 진상 조사를 요구했으며 학교 측은 뒤늦게 부랴부랴 진상 파악에 나섰다. B씨는 지난 16일 오후 해운대경찰서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학교 측은 B씨가 학교에 찾아가 진상 파악을 요구할 때까지 해당 사실을 전혀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학교 김모 교감은 "가담 정도에 차이가 있긴 하지만 19명의 학생들이 B군을 때린 것이 사실로 확인돼 직원회의를 열어 생일빵에 대한 실태 파악과 함께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부산시교육청은 점차 폭력화, 극단화되고 있는 교내 '생일빵' 폭행에 대한 정확한 실태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시교육청 김형두 장학관은 "부산지역에 그릇된 생일빵이 유행하고 있다는 것을 언론 보도를 통해 알게 됐다"며 "각급 학교를 통해 실태를 파악한 뒤 이를 근절하기 위한 대책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이대성 기자 nma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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