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장군 영정 '공신도' 형태로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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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 당시 조선 수군 복식 고증한 이주영 동명대 교수

붉은 색 단령(조선시대 관리들의 의복)을 착용한 이순신 장군의 초상화는 수정돼야 한단다. 이주영 동명대 패션디자인학과 교수가 보기에는 그렇다. 이 교수는 지난 1년 여 동안 경남도서 진행한 임진왜란 당시 조선 수군의 복식 고증 작업을 담당했다.

"이순신 장군이 전쟁 중 순직하기는 했지만 다른 임진왜란 공신들처럼 흑색 계열의 단령을 입은 '공신도' 형태로 표준 영정을 제작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봅니다."

이 교수는 이번 고증 작업을 위해 임란 전후 100년 동안의 복식 관련 문헌과 출토 유물들을 살폈다. 우리나라 복식사에서 임진왜란 당시 수군의 복식이 고증되어 일러스트로 표현되기는 처음이다. 이 교수는 "이제는 특정 시기, 특정 신분의 복식에 관심을 가질 때"라며 이번 고증에 참여한 배경을 설명했다. "그동안 왕가나 조선 후기의 복식 연구는 많이 이뤄졌습니다. 하지만 서민들의 복식을 비롯해 좀 더 미시적인 연구가 아쉬웠습니다. 이런 작업으로 결국은 우리 복식 문화가 풍성해질 수 있는 것이지요."

특히 이번 고증은 그림으로 수군의 복식을 시각화 했다는 점에서 특히 의미가 크다. 시각화 작업은 옷의 주름 간격까지도 정확하게 표현해야 하는 섬세한 작업이라 제작에 상당한 노력이 든다. 그럼에도 이 교수는 '친절한 복식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컸다. "옛날 사람들이 무슨 옷을 입었는지 알려면, 논문 여러 편을 읽는 것보다 그림 한 장을 보는 것이 더 쉬울 겁니다. 그림으로 일반인들도 알 수 있도록 옷의 이야기를 전한다면 복식문화 발전에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이 교수는 복식사를 알면 '옷의 생명력'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박물관에 걸린 복식 유물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방법도 복식사의 기본 지식을 갖추는 것. "예를 들면 조선시대 여성들 저고리는 뒤로 갈수록 점점 짧아져 후기에는 가슴까지 드러내놓게 되죠. 옷의 형태를 보면 시대를 알 수 있고, 장식 정도를 보면 신분을 알 수 있어요."  송지연 기자 sj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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