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안테나] 일본 '천연기념물' 까치, 이제 흔한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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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가현에서 촬영한 전봇대 위의 까치집. 사진제공=서일본신문

일본 후쿠오카 남부 사가(佐賀)현의 명물로 일본에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까치가 현 밖의 지역으로 진출하며 서식지를 확대하고 있다. 기존에는 사가현에서만 살고 있었는데, 지금은 구마모토 후쿠오카 등 다른 현에서도 발견되고 있다.

사가현의 까치는 약 400년 전 임진왜란 때 조선을 침략한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부하 장수가 사가현에 가져온 후 정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가현에서 까치는 '가치(勝)'라고 들리는 울음소리 때문에 '가치 가라스(까마귀)'라는 애칭으로 친숙한 새다.

사가현 명물, 서식지 확대
"한국 화물선 타고 온 것" 추정


14일 서일본신문에 따르면 까치는 사가현 내에서 '어디서든 볼수 있는 새' 였지만 최근에는 "보이는 횟수가 줄었다. 무슨 일이 있느냐"는 내용의 문의가 사가현 교육위원회에 잇따르고 있다. 이와 반대로 구마모토 오이타 등에서 "까치가 집을 짓고 있다"는 전화가 걸려오고 있다.

까치는 전봇대에 나뭇가지로 집을 짓는 습관이 있는데, 규슈전력에 따르면 사가현 내에 있는 전봇대 위에 만들어진 까치집 숫자는 2008년 3천600개로, 지난 10년간 절반으로 줄었다.

반면 후쿠오카현과 구마모토현 등의 전봇대 위에 설치된 까치집은 2008년 모두 1만4천개로 집계됐으며, 최근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사가현에서 까치집 숫자가 감소한 것에 대해 사가현 교육위원회 관계자는 "서식 범위가 넓어졌기 때문으로, 까치 자체가 줄어든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편, 까치는 사가현과 후쿠오카 구마모토 등 한반도 남부의 규슈지역 외에도 홋카이도에서도 발견되고 있다. 홋카이도 남부 토마고마이시 관계자는 "까치는 호수 주변에 몰려 있는 철새와는 다르게, 약 10년 전부터 시가지에서 흔히 보이는 새가 됐다"고 말했다.

까치는 장거리 비행이 어렵기 때문에 이들 까치들은 사가현에서 확산된 게 아니라, 한국에서 들어온 화물선을 통해 일본에 건너왔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최용오 기자 choic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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