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가 된 문자, 문자가 된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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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트와 이미지의 만남을 어떻게 볼 것인가.

1969년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열린 '책과 예술'을 주제로 한 전시를 통해 텍스트와 이미지의 만남이 현대미술의 화두로 떠올랐다.

국내라고 해서 예외일 수는 없는데 서예와 추상 이미지, 언어와 회화, 한글과 조각 공간, 단어와 드로잉, 의성어와 도상 등을 둘러싼 미학적 논쟁이 잇따라 불거졌다.

김승호 동아대 미술학과 교수가 펴낸 '제3의 한국 현대미술, 그러나 어떻게?'(사진)는 이 같은 현대미술의 새로운 흐름에 주목한 가운데 '텍스트와 이미지의 시각적 논리'를 분석하고 있다.

먼저 고암 이응로의 '구성 시리즈'(1963~1972)를 텍스트와 이미지의 연관 계기로 보고 그의 작품에서 분석의 단초를 마련했다.

이어 세필화로 회화의 평면성에 도전장을 내민 김홍주, 인쇄활자로 조각 개념을 확장한 노주환, 텍스트 작업으로 일관하는 박영근, 칼로 글자와 이미지를 파내는 오윤석, 원초적인 의성어를 회화와 설치작품으로 풀어내는 김경주에 주목했다.

저자는 "문자가 이미지가 되고 이미지가 문자가 된다는 고암의 성찰과 비판의식은 제3의 한국 현대미술이 시작하는 출발점으로 삼아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임성원 선임기자 fo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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